화학성분 대신 물리적 방법으로 차단 ‘인기’...“절대적 기준은 아냐”
[뉴스핌=박예슬 기자] 최근 ‘가습기 살균제’ 파동 등으로 화학성분에 대한 공포 분위기가 조성되며 여름철 성수기를 맞은 자외선 차단제 시장에서도 ‘무기 자외선차단제’가 환영받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화장품 업계에서는 자외선을 반사시켜 차단하는 원리의 ‘무기 자외선차단제’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에이블씨엔씨의 '스위스퓨어 어린왕자 선케어'와 아이오페의 'UV 쉴드 선 센서티브 크림'. <사진=각사> |
기존 화학성분들이 자외선을 흡수시켜 열에너지로 변화시키는 원리인 ‘유기 자외선차단제’와 달리 무기 자외선차단제는 이산화티탄, 산화아연 등 광물성 물질을 사용해 자외선을 반사시켜 차단한다.
이러한 무기 제품의 단점은 사용감이 좋지 않고 부자연스럽다는 것. 일명 ‘백탁현상(선크림 등을 발랐을 때 하얗게 뜨는 것)’이 일어난다.
이 때문에 과거 국내에서는 주로 유기 제품이 사용됐지만 최근에는 다르다. 유기 제품에 함유된 벤젠 등 화학 물질이 피부 트러블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부터다. 피부에 흡수되면서 자외선을 차단하는 옥시벤존 등의 물질이 피부에 남아 염증과 피부암을 유발한다는 것.
이 때문에 소비자들의 관심은 무기 제품으로 옮겨졌다. 각 업체들도 이에 발맞춰 무기 자외선차단제의 단점이었던 백탁현상 등을 개선한 제품들이 시장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주요 뷰티 업체들은 올 여름 시즌을 맞아 개선된 무기 자외선차단제 제품을 전면에 내세우며 안전성을 강조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아이오페도 탈크, 파라벤 등 화학성분 9가지가 들어가지 않은 무기자차 제품 ‘UV 쉴드 선 센서티브 크림’을 출시했다. 에이블씨엔씨도 스위스퓨어에서 무기자차 제품인 ‘코튼블록 선케어’를 내놨다. 회사는 “유기제품과 달리 눈에 닿아도 통증이 없으면서 기존 무기 제품의 단점인 백탁현상과 피부 건조현상도 개선했다”고 강조한다.
특히 무기자차는 아기들을 위해 자극 없는 선블록 제품을 원하는 부모들에게 수요가 높다. LG생활건강의 기초라인 브랜드 비욘드는 아기전용 라인인 ‘베이비 퓨어’에서 무기 자외선차단 기능이 있는 ‘선 메탈쿠션’ 제품을 출시했다.
하지만 유기 제품이라고 해서 무조건 유해하고, 무기 제품이라고 해서 절대적으로 안전한 것은 아니라는 게 업계와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실제 무기 자외선차단제에 함유된 광물성 물질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다. 주로 사용되는 티타늄옥사이드, 징크옥사이드 등 미네랄 성분도 흡입시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학계 일각에서 제기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외선차단제에 함유된 화학성분보다 자외선에 그대로 노출되는 것 자체가 더 위험하다”며 “일상생활에서도 화학성분에 노출되고 있는 만큼 시중에 판매되는 유기 자외선차단제에 함유된 수준의 화학성분이 치명적으로 위험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각자 취향에 맞춰 유기 제품과 무기 제품을 적절히 선택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박예슬 기자 (ruth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