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 기업 배당 영속성 한계 왔다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S&P500 기업의 ‘배당 버블’이 한계 수위에 이른 것으로 드러나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과 배당이 최근 수년간 크게 늘어난 것은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문제는 이익이 3분기 연속 감소한 상황에 주주환원이 공격적으로 단행됐고, 이 때문에 기업 배당이 벌어들인 것보다 크다는 점이다.
달러화 <출처=블룸버그> |
2일(현지시각) 클라이언트 퍼스트 스트래티지에 따르면 S&P500 기업 가운데 지난 회계연도 이익보다 더 많은 배당을 실시한 기업이 20%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0년 전 9% 내외에서 두 배 이상 상승한 수치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 사이에 미국 기업의 배당이 곧 꺾일 것이라는 주장이 번지고 있다. 주주환원이 한계 수위를 맞았다는 얘기다.
업계에 따르면 주당 배당금을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수치가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기업들이 벌어들이는 이익에서 배당이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늘어난 셈이다.
최근 S&P500 기업 전체를 대상으로 한 수치는 37%로 집계됐다. 이는 2006년 20%에서 상당폭 높아진 수치다.
수치가 20%를 밑도는 기업은 10년 전 절반에 가까웠지만 최근 20% 가량으로 줄어들었다. 또 수치가 100%를 상회, 기존의 배당을 지속하기 어려운 기업이 20%로 10년 전에 비해 두 배 늘어났다.
또 지난 1년간 적자를 내면서도 배당을 지급한 기업이 30개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노코필립스가 최근 회계연도 주당 3.57달러의 손실을 냈지만 주당 2.94달러의 배당을 지급했고, 크래프트 하인즈 역시 같은 기간 0.34달러의 주당손실을 기록했지만 주주들에게 주당 2.25달러의 배당을 제공했다.
할리버튼 역시 0.79달러의 주당순손실에도 주당 0.72달러의 배당을 지급했고, 제너럴 일렉트릭(GE)와 셰브런, 브리스톨 마이어 스큅, 머크, 프록터 앤 갬블(P&G) 등 미국 대표 기업들이 벌어들인 주당 순이익보다 높은 배당을 지급했다.
특히 석유 업체들 가운데 적자를 내면서도 배당을 실시한 기업이 60%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의 매도를 차단하기 위해 기업들이 수익성 악화에도 배당을 지속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펀더멘털의 뒷받침 없는 배당이 결국 기업 수익성을 더욱 해칠 것이라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이에 따른 충격은 투자자들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클라이언트 퍼스트 스트래티지의 미치 골드버그 대표는 CNBC와 인터뷰에서 “기업들이 기존의 배당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배당 수익률을 겨냥해 적자 기업의 주식을 매입한 투자자들은 과거 사이클보다 더욱 혹독한 결과를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