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한은이 최초대부자가됐다" 비판
[뉴스핌=허정인 기자] "기준금리 전격 인하는 잘한 것."
10일 서울 소공동 소재 한국은행 본관 1층에서 열린 '창립 66주년 기념행사' 참석자들은 전날 한은의 전격적인 기준금리인하를 한목소리로 칭찬했다. 경제가 어려울때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내리는 등 한은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시대흐름에 맞는 것이라고 최근 한은 정책에 힘을 실어줬다. 이날 행사에는 한승수 전 국무총리를 비롯한 200명이 넘는 경·재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10일 한국은행 본관에서 창립 66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사진=허정인 기자> |
한은 외부 인사로는 제일 먼저 축사에 나선 한승수 전 총리는 “경기가 어려울 때는 한은이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다만 “전통적 역할에서 벗어나 성장과 고용을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면서 “환경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며 적극적인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어 축사에 나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준금리 인하결정이 적절했다”면서 “금리 인하가 부의 재분배 등에 부정적 영향도 있지만 구조조정 시기가 늦었기 때문에 다른 정책보다는 금리인하가 국민에게 덜 부담을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칭찬 일색이던 분위기는 조선해운 구조조정을 위한 발권력 동원에 대해선 입장이 갈렸다.
특히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한은의 자본확충에 대해 씁쓸하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정 전 총리는 “한국경제는 금리인하나 재정지출로 풀릴 게 아니다”면서 “금리 인하 효과는 이미 시장에 반영됐다”고 지적했다.
자본확충펀드에 대해선 “정부가 재정 수단을 동원한 뒤 한은이 최종대부자로 도와줘야 하는데 최초대부자가 된 듯 하다”면서 “국회로 가면 시간 걸리고 책임 안 지려고 그런 것”이라며 따끔한 지적을 가했다.
이성태 전 한은 총재는 이날 말을 유독 아꼈다. 이 전 총재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강조했던, 잘 알려진 매파 인물 중 한 명이다.
다만 말을 아끼면서도 “5년 뒤에 보면 알 것”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한승수·정운찬 전 국무총리, 현오석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박영선·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대 한은 총재(19대 김명호, 22대 박승, 23대 이성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등 경제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