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AR 게임 봇물 전망, 닌텐도 중국서 포켓몬고 상표권 신청
[뉴스핌=이지연 기자] 증강현실(AR)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Go)’가 전 세계 게임 애호가들 사이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한국과 마찬가지로 공식 출시대상국이 아닌 중국에서 포켓몬고 광풍이 불고 있다. 주식시장에서도 AR과 VR관련 종목 주가가 급등세를 보이는 등 '포켓몬 고' 열풍은 자본시장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포켓몬 고' 게임을 흉내낸 카피캣 게임이 중국 앱스토어 다운로드 수 1위를 달리고 있고, 게임 애호가들은 ‘중국판 포켓몬고’ 출시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포켓몬고 플레이 방법에 관한 글들은 ‘중국판 카카오톡’ 위챗(웨이신)에서 10만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현재 포켓몬고 다운로드는 물론 로그인에 필요한 구글 계정도 만들 수 없다. 앞서 2010년 구글은 중국과의 검열 갈등으로 모든 서비스를 철수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GPS(Global Positioning System) 신호 또한 중국에선 잡히지 않아 GPS 기반의 포켓몬고를 플레이할 수 없는 실정이다.
앞서 10일 포켓몬고는 공식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전 세계에서 포켓몬고를 서비스할 예정이지만 중국, 대만, 한국, 쿠바, 이란, 미얀마, 수단은 서비스 제외 대상국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소식은 중국 웨이보와 위챗 모멘트를 통해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게다가 중국에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버그까지도 이미 수정된 상태다.
포켓몬고 플레이 장면 <사진=바이두> |
이에 중국 네티즌들은 카피캣 게임 개발의 대명사 텐센트가 중국판 포켓몬고를 출시하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SNS 웨이보 댓글창에 텐센트 회장의 이름 마화텅(馬化騰)을 도배하는가 하면, “텐센트의 서유기 버전 포켓몬고를 기대해보자”, “3개월 안에 ‘매일매일 몬스터 잡기’ 게임이 나올 것 같은데?”라며 포켓몬고 정식 서비스 불가에 대한 실망을 애써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중국판 네이버’ 바이두(百度)의 온라인 백과사전에는 이미 포켓몬고에 관한 상세한 설명이 올라와 있는 상태다. 플레이어 설정부터 포켓몬 포획 방법, 각종 아이템 및 포켓머니, 포켓몬 진화, 맵(Map), 전투 시스템, 전용 웨어러블 디바이스 ‘포켓몬고 플러스’, 게임 리뷰 등에 관해 아주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포켓몬고에 대한 중국인들의 강한 열망은 카피캣 게임의 대박으로도 여실히 증명된다. 위치기반서비스(LBS)에 기초한 소셜 게임 ‘시티몬 고(CITYMON GO, 城市精靈GO)’는 최근 중국 앱스토어 다운로드 수 1위를 기록했다.
지난 5일부터 시티몬고는 중국 앱스토어 게임 다운로드 순위에서 무려 728위나 상승, 지금까지도 1위를 수성하고 있으며, 앱스토어 다운로드 수만해도 이미 60만건이 넘는다. 시티몬고의 개발사는 2009년 설립된 탄위후둥(探娛互動)으로 알려졌다.
포켓몬 GO의 중국 카피캣 게임 '시티몬 GO', 중국 앱스토어 다운로드 수 1위를 달리고 있다. <사진=바이두> |
한편 지난 6일(현지시간) 처음 출시된 포켓몬고는 현재 미국, 호주, 뉴질랜드, 독일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조만간 일본에서도 출시될 것으로 관측되지만 한국과 중국은 '미지수'로 남아있다. 하지만 14일 닌텐도가 중국에서 ‘포켓몬고’ 상표권을 신청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중국 지역 서비스 개시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상황이다.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은 지난해 기준 71억달러(약 8조원) 규모에 달하는 거대한 시장으로, 전 세계 게임 개발사가 모두 눈독 들이는 지역이다.
아울러 중국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포켓몬고 열풍이 불면서 AR 게임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폭되고 있다. 13일 중국증시에서는 AR 및 VR(가상현실) 테마주가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산업 자체로 봤을 때 중국에서 AR 게임은 아직까진 철저한 ‘마이너(비주류)’ 시장이다.
천리뱌오(陳禮標) YOUZU.COM(遊族網絡) 최고운영책임자(COO)에 따르면, 중국에서 AR 관련 기업은 200여곳에 달하며 이중 대다수는 AR 게임을 이미 개발했거나 향후 개발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 수만 개에 달하는 중국 게임업체 중에 AR 게임 개발 비중은 1%도 채 안 된다. 게임 200~300개당 평균 1개가 AR 게임이라는 설명이다.
[뉴스핌 Newspim] 이지연 기자 (del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