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 하락 이어 유가상승도 멈춰…중국發 공급과잉도 '악재'
[뉴스핌=방글 기자] 정제마진 하락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유사들의 하반기 실적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1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배럴당 10달러 수준이던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지난달 4.8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정제마진은 원유 1배럴을 정유해 휘발유와 경유, 등유, 납사 등 석유화학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을 말한다. 결국, 정제마진의 업다운이 정유사들의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정유업계는 정제마진이 최소 4달러 이상을 유지해야 손익분기가 흑자를 유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정제마진이 1달러 하락하면, 국내 정유4사는 1조원 가량의 손실을 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실 정제마진 하락은 지난 2월 시작됐다.
지난 1월 10.2달러 수준이던 정제마진이 2월 6.9달러로 하락했다. 이후 3월 7.6달러, 4월 5.9달러, 5월 6.0달러, 6월 4.6달러 등로 하락세를 ㅈ속했다.
하지만 정제마진 하락에 따른 악영향을 유가 상승이 방어했다.
같은 기간 배럴당 22.83달러 수준이던 두바이유는 지난달 9일 48,98달러까지 2배 상승했다. 원유를 정제하는 동안 국제유가가 올라가면서 제품 가치가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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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중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정제마진 하락이 계속되고 있는 시점에서 국제유가 상승에도 제동이 걸린 것이다. 무엇보다 국제유가의 추가 상승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유업계의 재고 평가손이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 발 석유제품 공급 과잉도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지난 5월 기준 중국의 원유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했다. 하지만 중국에서 소비되지 못하는 휘발유와 경유는 싼값에 인근 국가로 수출된다.
중국을 포함해 동남아시아 지역 국가로 휘발유와 경유를 수출하던 우리 정유사들이 최근 토고나 몰디브와 같은 국가로 수출국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원유 정제 기술이 없던 중국이 시장에 진입하며 국내 정유사들이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중국의 공세에 따른 이익 감소를 막기 위해 수출 지역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가까운 지역, 넓은 국가를 두고 멀리 있는 국가에 조금씩이라도 휘발유와 경유를 공급해 이익 감소를 줄여보려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동절기 난방용 등유와 경유에 대한 마진을 기대해 볼 수는 있지만, 단기적이 호재에 불과할 것"이라면서 "중국발 과잉공급에 이어 정제마진 약세와 국제유가 하락까지 겹치면서 하반기 정유사들의 고군분투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방글 기자 (bsmil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