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투심 받쳐준 실적과 거시지표.. 단기 불확실성은 상존
[뉴스핌=이고은 기자] 뉴욕 증시가 기업실적과 거시지표의 뒷받침으로 사상 최고치 부근의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주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의 금리인상 경로에 대한 힌트가 나오면서 다시 랠리 지속 여부가 시험대에 오른다.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외에도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를 비롯한 굵직한 이벤트들이 산적해있다.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예비치가 나온다. 또 일본은행 통화정책회의, 애플과 알파벳(구글 모기업) 등 미국 기업실적 발표가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이벤트다.
◆ 나쁘지 않은 실적, 견조한 거시지표
지난주 뉴욕증시는 2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갱신하며 마감했지만 상승폭은 직전주만큼 크지 않았다.
지난주 S&P500지수와 다우지수는 각각 0.61%, 0.29% 상승했고 나스닥지수도 1.40% 올랐다. S&P500지수는 사상 최고치 기록을 연달아 갈아치웠고 나스닥지수는 연중 최고치에 거래를 마쳤다. 증시는 2분기 미국 기업 실적 결과에 따라 희비를 오가면서 변동장세를 보였다. 국제유가를 포함한 상품 가격은 하락했다. 지난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3.83% 후퇴했다.
미국 증시를 이끈 2분기 기업실적은 호재와 악재가 겹쳤다. 거시 지표는 양호하게 나오면서 연내 금리인상이 가시화되어도 강세장 흐름을 이탈시킬 정도의 분위기는 아니라는데 의견이 모였다.
23일 자 주간 배런스온라인에 따르면, 프루덴셜 파이낸스의 퀸시 크로스비 시장 전략가는 "실적이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긍정적이며, 실적 성장 침체 압력이 줄어들고 있다. 덕분에 브렉시트 우려가 완화됐다"고 말했다.
제니 몽고메리 스콧의 라크 루쉬니 투자 전략가는 "미 대선이나 브렉시트 후폭풍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여전히 시장을 억누르는 재료지만, 시장은 크게 상관하지 않았다. 저항이 최소화되면서 오름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루쉬니는 또 "투자자들은 지난분기 실적을 지나 올해 전체와 내년 전망에 주목하고 있다. 또 견조한 거시지표는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이며, 지표 강세에 따라 9월 금리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걱정의 벽 타고 오른다"… 랠리 끝물 경고 지속
최근 월가에서는 랠리가 끝물에 다다랐다는 경고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기술적 분석가 마이클 칸은 S&P500지수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한 기간 동안 뉴욕증권거래소의 거래량이 평균치를 밑돌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랠리가 끝에 가까워졌다'고 분석했다. 미국 대선과 브렉시트 장기 후폭풍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증시 과열현상에 상한선을 씌울 것이라고 예측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도 계속된다.
<사진=게티이미지> |
스펙트럼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세쓰 시트라키안 대표는 "한 달 전 브렉시트 결정으로 패닉에 빠졌던 투자자들도 지금은 추격 매수에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다만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에 앞으로 몇달은 우려된다"고 말했다.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고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 데다 선거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데 시장은 상황을 별로 우려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변동성지수가 12.02로 2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증시가 너무 위험에 대해 안이한 것으로 "지수가 13 미만이면 차익실현에 나설 때"라고 충고했다.
단기적으로 8월은 전통적으로 거래가 줄고 차익실현이 이루어지는 경향이 높은 데다 9월은 가장 증시 투자수익률이 좋지 않았다는 점에서 경고하는 목소리도 있다.
◆ 공화당 이어 민주당 전당대회
공화당 전당대회가 지난 21일 막을 내린 가운데, 이어 오는 25일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지난주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는 멜라니아 트럼프가 미셸 오바마의 8년 전 연설을 표절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멜라니아의 연설문 작가는 미셸의 연설 중 일부 문구를 차용했다고 인정했다. 공화당 경선을 함께 치른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끝내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은 것도 화제가 됐다.
힐러리 클린턴은 지난 22일 팀 케인(58) 버지니아 상원의원을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지목했다.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오는 28일 클린턴은 대선 후보 지명을 수락할 것으로 예상되며, 그가 지목한 팀 케인 상원의원 역시 대의원의 비준을 받아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27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클린턴 지지연설을 하기로 예정되어있다.
◆ FOMC 금리정상화 힌트는
26~27일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린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이후 미국의 경제지표와 글로벌 금융 상황이 개선되고 있지만, 이번주 연방준비제도(Fed)는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성명서의 어조는 개선되고 있는 고용 및 경제 지표 상황을 반영하고 다음 인상 시기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둘 것으로 예상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에단 해리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금융시장이 예상하는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소 높아졌다"면서, "9월 이전 인상 가능성을 25%, 12월 이전 인상 가능성을 45%로 보고있다"고 전했다.
그는 "다만 이번 7월 FOMC에는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여전히 브렉시트 이후 경제지표를 주시하며 전체적으로 신중한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 BOJ 헬리콥터 머니?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통화정책회의는 연준 뿐만이 아니다. 일본은행(BOJ) 역시 28~29일 통화정책회의를 진행한다.
지난주에는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가 앞서 지난 6월 중순 BBC와의 인터뷰에서 '헬리콥터 머니' 가능성을 배제시키는 발언을 했던 것이 뒤늦게 공개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무너뜨렸다.
구로다 총재는 청두에서 진행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장 회의에서 "헬리콥터 머니는 없겠지만 필요하다면 추가 금융완화 조치를 취할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BOJ가 공격적인 완화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TD증권의 마젠 이사 선임 전략가는 "어느정도 규모의 경기 부양책은 임박했다고 생각하지만, 아마도 이번 가을 조정된 방식으로 추가 완화 조치를 취하기 전인 이번 주간에는 BOJ가 구체적인 예산 계획안을 기다리는데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미국·유럽 GDP, 애플과 알파벳 등 실적
오는 29일에는 미국 2분기 GDP가 발표된다. 시장은 미국 경제가 개선 신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2분기 GDP가 2.6% 성장해 1분기 1.1% 성장보다 크게 반등할 것으로 기대중이다.
유럽에서도 2분기 GDP가 이번주 공개된다. 유로존 GDP는 29일, 영국 2분기 GDP는 이틀 앞서 27일 공개된다.
미국 기업실적 발표 시즌도 절정으로 치닫는다. S&P500지수 상장 기업 중 200개 기업의 실적 발표가 진행된다. 이번주에는 주요 기술기업인 애플, 트위터, 아마존, 알파벳(구글 모기업) 등 굵직한 대기업들이 실적 발표 대열에 올라있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