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국제 유가가 상승 흐름을 지속했지만 유럽 증시를 끌어올리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독일을 필두로 유로존의 성장 둔화와 중국 경제 지표 부진이 주가 발목을 잡을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 경제 성장률이 장기적으로 둔화, 2020년 6%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국제통화기금(IMF)의 보고서도 수출주를 중심으로 유럽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유로존 경제성장률 추이 <자료=유로스타트> |
12일(현지시각) 스톡스 유럽 600 지수가 0.57포인트(0.16%) 떨어진 346.09에 거래됐고, 독일 DAX 지수 역시 29.41포인트(0.27%) 완만하게 내린 1만713.43을 나타냈다.
반면 영국 FTSE100 지수가 1.31포인트(0.02%) 소폭 오르며 6916.02에 마감했고, 프랑스 CAC40 지수는 3.76포인트(0.08%) 떨어진 4500.19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가 2% 이상 오름세를 지속했지만 전날과 같은 주가 상승 모멘텀을 제공하지는 못했다. 투자자들은 경제 지표 둔화에 보수적인 행보를 취했다.
유로존 2분기 경제 성장률이 0.3%로 전분기 0.6%에서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고, 독일 경제가 시장 예상치보다 높은 0.4%의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투자자들은 만족스럽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와 함께 중국 산업생산이 7월 연율 기준 6% 증가해 업계 애널리스트 전망치의 하단에 그친 데다 7월 소매판매 역시 10.2% 증가해 시장 예상치인 10.5%에 못 미치면서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다.
미국 7월 소매 판매가 시장 예상과 달리 제자리 걸음에 그쳤다는 소식도 투자 심리를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
루크만 오투누가 FXTM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고용 호조에도 미국 소매 판매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투자 심리를 훼손했다”며 “여기에 연내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도 증시에 부담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종목별로는 덴마크 해운 업체 AP 몰러 머스크가 약세장에서 3% 이상 오르며 두각을 나타냈다. 2분기 이익과 매출액이 크게 감소했지만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주가는 상승 탄력을 받았다.
에너지 섹터도 전날에 이어 강세를 연출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장중 2% 이상 오른 가운데 툴로우 오일이 4% 이상 랠리했고, 갈프 에너지아가 1.6% 뛰었다.
반면 광산주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금속 가격 하락으로 인해 앵글로 아메리칸과 안토파가스타, 리오 틴토 등 주요 광산주가 각각 3% 이상 떨어지며 유럽 증시를 구성하는 섹터 가운데 가장 커다란 낙폭을 기록했다.
이 밖에 리크루팅 업체 페이지그룹이 바클레이즈와 누미스의 목표가격 상향 조정을 호재로 5% 이상 급등했고, 독일 전자상거래 업체 잘란도 역시 BNP 파리바와 JP모간의 목표주가 상향에 2% 이상 뛰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