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민간 소비를 포함한 경제 지표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뉴욕증시가 일보 후퇴했다.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가 번지면서 달러화가 약세를 나타냈고, 국제 유가는 사우디 아라비아의 산유량 동결 기대에 강하게 상승하며 7주 연속 올랐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12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37.05포인트(0.20%) 하락한 1만8576.47에 마감했고, S&P500 지수도 1.74포인트(0.08%) 내린 2184.05를 나타냈다. 반면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4.50포인트(0.09%) 오르며 5232.89에 마감해 최고치 기록을 또 한 차례 세웠다.
이에 따라 나스닥 지수가 주간 기준 7주 연속 상승했고, 다우존스와 S&P500 지수 역시 2주째 올랐다.
닷컴 버블 이후 처음으로 3대 지수가 같은 날 동시에 사상 최고치 기록을 세운 데 따른 부담에다 지표 부진에 뉴욕증시는 약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주요 지수는 가파른 조정 없이 보합권에서 안정적인 추이를 유지했다.
국제 유가의 상승 탄력이 두드러졌지만 주가를 끌어올리기는 힘이 달렸다. 미국 굴착 장비 가동이 큰 폭으로 늘어났지만 사우디의 산유량 동결 기대에 유가는 큰 폭으로 뛰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9월 인도분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3% 오른 배럴당 44.49달러에 거래됐다. 이에 따라 유가는 한 주 사이 6.4% 뛰었고, 주간 기준으로 7주 연속 상승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고점에 대한 부담과 실망스러운 경제 지표에 ‘팔자’에 무게를 뒀다.
무엇보다 미국 경제의 70% 가량을 차지하는 민간 소비가 7월 기대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나면서 3분기 성장률에 대한 우려가 번졌다.
상무부에 따르면 7월 소매판매가 제자리걸음을 나타냈다. 금융업계 이코노미스트는 0.4% 상승을 기대했지만 실제 결과는 이에 못 미친 것.
특히 자동차를 제외한 이른바 핵심 소매판매는 0.3% 감소해 지난 1월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특히 스포츠 용품과 의류 및 레스토랑 관련 지출이 크게 위축됐다.
미시간대학이 발표한 8월 소비자신뢰지수는 90.4를 기록해 전월에 비해 0.4포인트 올랐지만 시장 전문가 예상치인 91.5에 크게 못 미쳤다.
물가도 후퇴했다. 노동부에 따르면 7월 생산자물가지수가 전월에 비해 0.4%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이 밖에6월 기업 재고가 0.2%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0.1%를 웃도는 수치다.
마크 루치니 재니 몽고메리 스콧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주가 상승이 경제 펀더멘털을 앞질렀다”며 “투자자들이 주말을 앞두고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잭 애블린 BMO 프라이빗 뱅크 최고투자책임자는 “소매판매 지표가 매우 실망스럽다”며 “투자자들이 실물경기 상황을 재평가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찰스 슈왑의 랜디 프레드릭 이사는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에 대한 피로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날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CBOE 변동성 지수(VIX)는 0.4% 하락한 11.6을 기록했다. 시장 변동성이 연일 저조한 수준에 머무는 실정이다.
종목별로는 유통업체 콜스가 1.7% 뛰었고, JC페니가 6% 급등하는 등 유통 관련 종목이 전날에 이어 강세를 나타냈다.
유가 강세에 엑손 모빌이 1.2% 상승한 반면 IBM은 1% 이내로 하락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