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평가 종목 많고 변동성 커…홍콩 증시 이미 올라"
[뉴스핌=김성수 기자] 중국 선전증시와 홍콩증시 간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선강퉁'이 정식 승인됐으나, 해외 투자은행들 사이에서 투자 수익 기회 면에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가 상승 전망보다는 분산투자 면에서 봐야 한다는 견해가 눈길을 끈다.
16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선강퉁 시행으로 가뜩이나 고평가된 중국 홍콩 관련 주가가 더 비싸지고 변동성도 높아질 수 있다는 해외 IB들의 우려를 인용해 보도했다.
우선 선전증시에 상장된 종목들은 이미 고평가돼 있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노무라증권에 따르면 선전증시의 예상순익 대비 주가수익배율(PER)은 25배로, 장기 평균보다 30%나 높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중국 증시는 모멘텀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투자 원칙이 잘 들어맞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중국 증시는 개인 투자자들 비중이 90%가 넘어서 단기 투자자금이 많고, 작년 증시 폭락 이후 공매도나 선물 거래에 제약이 생겼기 때문에 포지션을 헤징하기도 어렵다.
현재 홍콩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 비중이 20%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선전 증시와의 교차거래로 홍콩 증시까지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HSBC와 모간스탠리도 선강퉁 투자의 실익이 크게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 간 교차거래(후강퉁) 허용으로 홍콩 증시가 이미 상당히 비싸졌기 때문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홍콩 증시에 상장된 대형주가 상하이증시에서보다 45% 저렴했었지만, 이제는 그 폭이 25%로 줄어들었다.
다만 선전증시에 투자할 경우 분산투자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은 주요 장점으로 꼽혔다. 도이체방크는 선전증시가 세계 주요 증시 중에서 다른 자산들과 가장 상관성이 낮다고 설명했다.
선전지수와 S&P500지수의 일일 상관계수는 0.18이다. 상관계수가 1이면 두 자산 가격이 정확히 같은 방향과 폭으로 움직이는 것을 의미하며, 상관계수가 0에 가까울 수록 두 자산 간에 직접적인 관계가 없음을 뜻한다.
선전 증시는 상하이 증시와도 분산투자 효과가 있다. 선전증시는 정보기술(IT) 관련주가 시가총액의 약 25%를 차지하고, 18%가 금융주이다. 반면 상하이증시는 3분의 2 이상이 금융주이고 기술주는 1%밖에 되지 않는다.
또 선전 증시에서는 민간 기업이 시가총액의 75%를 차지하는 반면 상하이증시는 국유기업이 다수를 이루고 있어 민간 기업 비중이 25%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