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정경환 기자] 올 하반기 우리나라 경기 향방을 두고 전망이 엇갈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한쪽은 생산과 소비가 개선되면서 한국경제가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는 반면, 다른 한쪽에선 글로벌 경기 부진 및 국내 구조조정 여파 등으로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경기 전망이 '견조한 회복'과 '완만한 둔화'로 나뉘고 있다.
먼저, 견조한 회복세를 전망하는 쪽에선 최근 우리경제가 생산과 소비 면에서 차츰 나아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데 주목한다.
앞서 통계청은 지난달 31일 올해 7월 전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0.1%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5월 1.7% 늘며 15개월래 최대폭 증가를 기록한 데 이어 6월 0.6% 늘며 증가세를 이어오다 석달 만의 감소 전환이지만, 예상보다는 견조한 흐름이라는 것이다.
제조업 경기회복세가 이어지고 있고, 건설경기도 내수경기의 버팀목 역할을 잘 해주고 있다는 것. 7월 광공업생산은 전월보다 1.4% 늘었고, 제조업평균가동률도 전월에 비해 1.6%p 올랐다. 건설기성 전월 대비 1.3%, 건설수주는 전년 동월 대비 44.4% 증가했다.
이를 반영하듯 7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전월 대비 0.4p 상승했고, 8월 경제 심리지수(기업경기실사지수(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지수)도 95로 7월 대비 2p 상승하면서 지난해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전반적으로 산업활동동향에서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계속 개선되는 상황이고, 소비심리도 나아지고 있다"며 "8월 수출이 일시적인 플러스(+)일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감소폭이 줄었다"고 말했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일, 올 8월 수출이 401억달러를 기록, 전년 동월 대비 2.6% 늘었다고 밝힌 바 있다. 무려 1년 8개월 만의 증가다.
다만, 올 3분기 가장 우려되는 것은 소비 부분인데, 이를 감안하더라도 우리경제가 회복세를 띨 것이란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분석이다.
박상현 연구위원은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김영란 법 시행 등이 (소비 개선에)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그를 감안하더라도 생산이나 투자, 수출 등이 우리가 우려할 만큼 둔화되거나 하진 않을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에 (회복세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7월 소매판매는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등의 영향으로 전월에 비해 2.6% 감소, 2014년 9월 3.7% 감소 이후 1년 10개월 만에 가장 크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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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통계청> |
이와 달리, 수출 부진 지속과 구조조정 여파 등으로 인해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주장도 만만찮다.
서대일 미래에셋대우 연구위원은 "완만히 둔화될 것으로 본다"며 "수출 전망이 계속 어둡기 때문에 성장 자체가 세게 가긴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8월 수출 증가도 일시적인 것일뿐으로, 선박 수출이 많이 늘어난 영향이 큰데, 현재로선 선박 수주잔고가 계속 늘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 게다가 7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전월 대비 0.1p 오른 수준으로, 1분기 하락세 이후 2분기 횡보하고 있어 하반기 완만한 경기 둔화를 가리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대일 연구위원은 "경기 둔화가 나타날 수밖에 없는 것은 구조조정 추진 등 작년과는 상황이 다르다"며 "가계부채 조정도 있고, 단기적으로는 경기에 부담될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나아가 경기 둔화 흐름이 단기간에 끝날 문제가 아니라 잠재성장능력의 문제로 보고,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세계경기 흐름 꺾이고, 수출 회복 어려운 상황이며, 소비도 정책효과 줄어들면서 힘이 떨어질 것"이라며 "추경이 조금 완화시켜주는 역할을 하겠지만, 하지 않으면 더 크게 떨어지는 차원일 뿐이고 성장률을 크게 높이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기 흐름 둔화가 사이클 상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잠재성장능력 자체가 떨어지는 것의 문제"며 "내년부터 생산가능인구도 줄어들기 때문에 경기 하향 흐름이 계속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오늘 2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0.8% 증가한 것으로 나왔는데, 성장률 낮아지는 게 경기 둔화라고 주장을 하면 어쩔 수 없다"며 "하지만, 작년 (성장률이)상저하고 추세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올해 상고하저는 기저효과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조금 낮아진다고 해서 경기 둔화라고 하긴 그렇고, 연간으로 보면 큰 변화 없이 밋밋하게 옆으로 간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라며 "전반적인 여건이 달라지는 건 없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