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철도 길이 늘어났지만, 인구 대비 OECD 하위권
예정처 "이동성, 편리성, 안전성 반영한 종합지표 개발해야"
[세종=뉴스핌 조동석 기자] 다음주 국정감사에 이어 내년도 예산국회가 예정된 가운데 사회기반시설(SOC) 예산의 적정성 논란이 불붙었다.
정부는 내년 SOC 예산을 올해보다 감액하겠다고 밝힌 반면 일각에선 과연 우리나라 SOC가 충분한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23일 정부와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SOC 예산은 경상가격 기준으로 2015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하다가 2016년 예산부터 본격적으로 감소했다.
기획재정부는 2016~2020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SOC재원을 연평균 6.0% 감액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의 이같은 판단 근거는 2005년부터 2015년까지 고속도로 연장은 43.9%, 고속철도 연장은 147.0% 각각 증가해 G20 국가 중 우리나라의 국토면적당 연장 순위는 고속도로 1위, 국도 2위, 철도 6위라는 데 있다. 선진국 수준이란 판단이다.
그러나 인구를 감안하면 사정은 달라진다. 예정처는 “기획재정부는 교통시설 규모의 적정성을 국토 면적당 연장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인구를 고려했을 때, 도로 및 철도 연장은 선진국 대비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아래 표 참조>
이어 “우리나라는 인구밀도가 높고 국토면적이 작기 때문에 사회기반시설 규모를 국토면적 기준으로 선진국과 비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G20 국가 중 10개국(중국, 멕시코, 인도, 터키, 이탈리아, 러시아, 멕시코, 아르헨티나,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우리나라보다 1인당 GDP가 낮다”고 강조했다.
예정처는 또 사회기반시설은 육상교통시설(고속도로, 국도, 철도) 외 공항, 항만, 상・하수도, 정보통신망, 전력망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더욱이 육상교통시설의 적정 규모는 혼잡률, 정체 여부, 안전성 및 통행시간 등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어, 시설의 길이로만 따질 게 아니다는 지적이다.
육상교통시설의 연장이 선진국 대비 충분하다고 하더라도 혼잡률이 높고 정체가 심하다면 도로나 철도의 추가공급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OECD는 ‘통근시간’을 행복(Well-Being) 측정 지표로 사용하고 있다. 2016년 OECD 성별 데이터 포털 자료에 따르면 한국 직장인들의 통근 시간은 OECD 평균인 28분의 2배가 넘는 58분이다.
예정처는 “정부는 인구, 소득수준, 국토면적 등이 비슷한 국가와 심층 비교하고, 이동성, 편리성, 안전성 등 교통서비스를 반영한 종합지표를 개발해 우리나라 사회기반시설 수준을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뉴스핌 Newspim] 조동석 기자 (dsch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