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국무총리 행정조정실장 역임…55세에 경영자로
[뉴스핌=황세준 기자] 박승복 샘표식품 회장이 23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5세. 유족은 아들 박진선 샘표식품 사장 등 2남 3녀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이다. 발인은 27일 오전 7시다.
박 회장은 1922년 함경남도 함주에서 샘표식품 창업주인 박규회 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나 함흥공립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식산은행(현 한국산업은행 전신)에서 25년간 근무했다.
이어 1965년부터 재무부 기획관리실장, 국무총리 정무비서관, 초대 국무총리 행정조정실장 등을 역임했다. 국무총리 행정조정실장 역임 당시 주민등록번호 제도 도입, 소양강댐 준공, 세종문화회관 설립, 한국민속촌 민자유치 건립승인 등 주요 업무를 추진했다.
1976년 공직생활을 끝내고 선친의 뒤를 이어 55세에 샘표식품 사장으로 취임했다. '내 식구들이 먹지 못하는 음식은 만들지도 말라'는 선친의 가르침을 이어받아 식품업 본연의 가치인 '품질'을 최우선으로 경영 활동을 펼쳤다.
1985년 한 방송국에서 불법으로 간장을 만들어 파는 현장을 방영한 뒤 소비자들이 샘표가 그런 것으로 오해하는 상황이 닥치자 박 회장이 직접 TV 광고에 출연해 "샘표는 안전합니다. 마음 놓고 드십시오. 주부님들의 공장 견학을 환영합니다"라고 밝힌 일화가 있다.
박 회장은 하루 세 번 식후에 식초를 마시는 특별한 습관 때문에 '식초 전도사'라는 별명도 얻었다. 그는 누구나 일상에서 손쉽게 식초를 활용할 수 있도록 흑초음료 '백년동안'을 개발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상장회사 협의회 회장, 한국식품공업협회 회장,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하며 국내 중견기업 및 식품산업 발전에 기여했다. 금탑산업훈장, 국민훈장 목련장,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상, 한국의 경영자상, 국민훈장 모란장 등을 수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