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노트7 출시 50여일 만에 생산·판매 중단…후속 조치 주력
[뉴스핌=김신정 기자] 삼성전자가 잇단 발화사고로 물의를 일으킨 갤럭시노트7 단종을 선언했다. 갤럭시노트7은 지난 8월 초 미국 뉴욕서 첫 공개를 시작으로 같은달 19일 공식 출시된 지 50여 일 만에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삼성전자는 11일 공시를 통해 "고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갤럭시노트7의 판매 중단에 따라 생산도 중단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가기술표준원의 판매중지, 교환중지, 사용중지 권고 후속 조치로 이동통신사와 협의해 오는 13일부터 제품교환과 환불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교환과 환불은 오는 12월 31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조치는 최근 재판매를 시작한 갤럭시노트7을 다시 전량 회수하겠다는 의미로 발화사고에 대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구매고객 가운데 다른 기종으로 교환을 원하거나 환불을 원하는 고객은 최초 구매처(개통처)에서 안내를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오픈마켓 등에서 무약정 단말기를 구매한 고객은 개통 매장에서 통신사 약정해지 후 구매처에서 환불 받을 수 있다.
서울 서초동 삼성딜라이트샵에 갤럭시노트7 광고 포스터가 걸려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갤럭시노트7은 어떤 제품?
지난 8월 19일 국내 공식 출시된 갤럭시노트7은 출시 2주만에 배터리 발화 문제로 전량 리콜에 들어가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갤럭시노트7은 첫 공개 후 보안을 강화한 홍채인식과 방수·방진기능, 매끄러운 디자인과 한층 똑똑해진 S펜 등 혁신이 담긴 제품이라며 해외주요 언론을 통해 한때 찬사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을 향한 스포트라이트는 오래 가지 못했다.
갤럭시노트7 판매 후 일주일도 안돼 소셜미디어를 통해 갤럭시노트7 발화사고가 하나 둘 접수됐고, 급기야 지난 8월 말 삼성전자는 국내 이동통신사에 갤럭시노트7 입고 중단을 요청했다.
지난달 2일에는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배터리 발화사고 사태 수습을 위해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갤럭시노트7 전량 리콜을 공식 발표했다. 기존 전세계 10개국에서 판매된 갤럭시노트7 250만대를 전량 회수하고 갤럭시 노트7 신제품으로 교환해주거나 환불해주기로 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일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판매를 공식 재개했으나, 새 제품인 갤럭시노트7도 발화사고 보도가 잇따르며 소비자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 지금까지 언론보도 등을 통해 알려진 새 갤럭시노트7의 발화사고는 미국 5건, 한국 3건, 중국 1건, 대만 1건 등이다.
최근 미국에서 신제품 갤럭시노트7의 발화사고가 잇따르자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 등은 원인 규명에 들어갔다.
미국 주요 통신사인 AT&T와 T-모바일도 갤럭시노트7 판매와 교환을 전면 중단했고, 스프린트와 버라이즌도 온라인 판매를 중단했다.
이처럼 사태가 겉잡을 수 없이 심각해지자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생산과 판매를 이날 공식 중단하며, 배터리에 문제가 없다던 중국 판매 제품 갤럭시노트7 19만984대에 대해서도 전량 리콜 조치에 들어갔다.
결국 전날 갤럭시노트7 생산과 판매를 일제히 중단하고, 삼성전자는 이날 갤럭시노트7 생산 단종을 공식화했다.
◆삼성전자의 결단…실추된 '신뢰회복'이 우선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단종을 결정한 것은 발화사고에 따른 소비자들의 불안을 감안한 최선의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달 2일 삼성전자는 기존 갤럭시노트7의 글로벌 리콜 발표를 통해 팔려나간 250만대를 회수하고 신제품으로 교환해 주기로 해 발빠른 사후조치를 취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교환된 새 제품에서도 발화사고가 잇따르자 결국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의 생산과 판매 중단을 선언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당초 기존 판매된 갤럭시노트7의 리콜을 발표하며 배터리 결함을 원인으로 제시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배터리 안의 분리막에서 음극과 양극의 접촉이 생겨 발화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교환된 신제품 갤럭시노트7에서도 발화사례가 끊이질 않자 일각에선 삼성전자의 원인진단이 잘못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 시작했다. 나아가 갤럭시노트7 설계상의 결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진단까지 나왔다.
휴대폰 제조시 디자인을 먼저 짜놓고 배터리 등의 부품을 끼워 넣는 게 일반적인 순서로 용량이 커진 배터리를 넣기에는 휴대폰 내 공간이 작아 제 성능을 내기에 어려웠을 가능성과 급속충전 기능으로 배터리 내 열조절을 제대로 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자료를 통해 "갤럭시 노트7을 믿고 사랑해 주신 고객과 파트너께 큰 불편과 심려를 끼쳐드려 깊이 사과를 드린다"며 머리를 숙였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단종을 일찌감치 선언하고 내년 상반기에 선보일 '갤럭시S8' 출시를 앞당겨 실추된 신뢰 찾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