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폰 반값 판매 등 할인정책 강화…가격정책 실패 지적
[뉴스핌=최유리 기자] 출시 6개월 차에 접어든 카카오드라이버가 난관을 만났다. 첫 이용자 할인 혜택을 매달 연장하고 이용쿠폰 반값 할인에 나서는 등 할인 정책을 강화하고 있지만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출시 초반부터 두 차례에 걸쳐 요금제 수술에 나섰지만 가격 정책에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4일 카카오에 따르면 카카오드라이버는 지난 31일부터 모바일 쿠폰 50% 할인에 돌입했다. 카카오드라이버 모바일 쿠폰은 개인이나 법인 고객이 카카오톡 친구에게 선물할 수 있는 이용권이다. 5000원권과 1만원권 두 종류로 나뉘며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해 구매할 수 있다.
지난달 19일에 선보인 쿠폰을 열흘 만에 반값에 내놓은 것은 판매 성적이 부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할인 후 쿠폰 판매량을 공개한 것과 달리 할인 전 성적은 밝히지 않았다.
5000원권과 1만원권은 각각 1만장에 한해 할인을 시작한 지 하루 만에 '완판'을 기록했다. 이에 지난 1일 수량을 1만장씩 늘렸으나 모두 판매돼 다시 추가 판매에 돌입했다. 반응이 뜨겁자 한정 판매로 시작했던 할인 쿠폰은 수량을 늘려 이벤트를 이어가고 있다.
<카카오드라이버 프로모션 이미지=카카오> |
서비스 출시와 함께 선보였던 첫 이용자 대상 할인 프로모션도 매달 연장하고 있다. 지난 6월 1만원 할인을 10회에 한해 제공한 것에 이어 7~8월에는 첫 이용자 대상 1만원 할인을 진행했다. 9월부터 이달에도 첫 이용시 5000원씩 2회에 걸쳐 할인해주는 이벤트를 시행했다.
서비스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할인 프로모션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카카오 O2O 사업의 수익화 역할을 맡은 카카오드라이버는 당초 뚜렷한 경쟁자가 없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장악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출시 2개월 차인 지난 8월 누적콜수 300만건을 돌파하는 등 성장 속도가 주춤해졌다.
최근 카카오드라이버 기사회원을 탈퇴한 한 대리기사는 "카카오드라이버는 주로 단거리를 이용하는 젊은 이용자들이 대부분이었다"며 "카카오 콜을 받으면 타사 프로그램으로 들어오는 콜을 볼 수 없도록 하는 불이익도 받으면서 탈퇴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두 번의 개편에도 불구하고 가격 정책에서 실패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는 일괄적이었던 기본요금을 지역에 따라 차등화한 것에 이어 이용자가 요금을 제시할 수 있는 요금직접입력 기능을 추가했다.
한 O2O 업계 종사자는 "카카오드라이버는 편의성을 내세웠지만 기존 서비스보다 높은 가격을 커버하는 수준은 아니다"라며 "대리운전의 주 이용층이자 기존 서비스에 익숙한 중장년층을 끌어들이지 못하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현재 누적콜수를 밝힐 수는 없지만 주간콜수 등은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면서 "비수기에 서비스가 출시됐지만 연말이 다가오면서 성적이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해명했다.
<카카오 판교 사옥 앞에서 시위 중인 대리기사생존권대책협의회=최유리 기자> |
여기에 출시 전부터 불거졌던 기존 대리운전 업체와의 갈등이 이어지면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업체들은 대기업의 골목 상권 침해 논란에 더해 요금직접입력 기능이 전체적인 시장 가격을 교란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리운전업체 단체인 '전국대리운전업체 연합회'가 카카오를 상대로 카카오드라이버 영업금지 가처분 신청을 검토 중인 가운데 카카오드라이버에 반대하는 또 다른 단체 '대리기사생존권대책협의회'는 지난 3일 카카오 판교 사옥 앞에서 삭발식 등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는 "대리기사들이 겪고 있던 보험료 및 관리비 부담, 호출 페널티 등 불합리한 관행을 상당 부분 개선하고 있다"며 "기존 업계는 확정 요금제만 활용하고 있으며 의무 운행 횟수를 설정하고 있기 때문에 카카오드라이버가 요금제 하락을 부추긴다는 주장은 사실로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