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법 개발로 당뇨환자 음식 '맛있게' 만드는데 주력
신뢰성 위해 임상실험 진행...향후 고혈압·암환자용도 개발
[뉴스핌=심지혜 기자] 라면, 떡갈비, 김치찌개 등 당뇨병 환자라면 입에도 못 댈 음식들을 '맛있고 몸에 좋은 식단'이라고 내미는 엉뚱한 회사가 있다.
스스로를 '당뇨 식이요법 해결사'라고 자평하는 닥터키친은 당뇨 식이요법 연구 전문기업을 표방하며 환자들을 위한 음식을 판매, 주목받는 스타트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당뇨는 500만 명이 앓고 있는 질병으로 식단은 저염식과 채소반찬이 주를 이룬다. 자극적인 음식맛에 길들여져있던 환자들이 치료를 통해 식단을 바꾸게 되니 좋은 것 아니냐'고 볼 수 있지만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드는 음식'을 먹는 것은 실제로 힘든 일이다.
<사진=닥터키친> |
닥터키친의 시작은 여기에서 비롯됐다. 의지가 약하거나 환경이 따라주지 않는 이들에게 '작심삼일'로 끝날 수 있는 식단을 맛과 영양을 지키면서 지속 가능하게 만들자는 것이 이들의 계획이다.
박재연 대표는 "당뇨 환자 음식이 맛 없다는 것을 많은 이들이 알고 있으면서 누구도 개선책을 내놓지 않는 것 같았다. 단순 저염식이거나 다이어트용 음식을 변환한 것들이 다였다.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닥터키친의 음식들은 안전한 식재료와 고도화된 조리법으로 만들어져 환자들의 건강에 무리를 주지 않고 맛까지 담보할 수 있어 삶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식단은 의학적 검증 아래 짜여졌다. 대한당뇨병학회(KDA), 미국당뇨병학회(ADA) 등 유수 선진 연구기관 연구 결과를 기초로 의학적, 영양학적 기준도 준수했다.
닥터키친은 실제 올해 1월부터 진행한 자체 테스트 결과, 참여 환자의 90%이상의 혈당이 안정권으로 관리됐으며 최대 30%까지 혈당이 감소하는 효과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업계 최초로 임상시험까지 했다. 삼성서울병원 당뇨병센터가 이를 주관하고 있으며 연내 효과 및 시사점에 대한 결과가 도출될 예정이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와는 개인 유전자(SNP) 맞춤형 식단 검증을 위한 임상시험도 앞두고 있다.
음식은 호텔 출신 요리사들이 직접 개발한 370여개로 다양하며 여기에는 국내·외에서 발굴한 대체 식재료와 조리법이 활용됐다. 음식은 반조리 형태로 제공돼 5~15분 이내의 시간에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
<사진=닥터키친> |
닥터키친은 별도의 마케팅을 하지 않았음에도 입소문을 타 매달 20~30%씩 성장했고, 12월 기준 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닥터키친은 이러한 실력을 인정받아 지난 8월 케이큐브벤처스·오스트인베스트먼트·HG이니셔티브로부터 총 14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박재연 대표와 닥터키친 R&D 연구팀은 자체 스터디와 노하우에 기반한 저술·강의 활동과 함께 식이진단 툴(Tool)을 개발하고 있다.
당뇨환자의 식이요법 실천율과 향후 당뇨병의 추이를 예측하는 프로그램 ‘DDRT(Diabetes diet risk test)’의 베타 버전 개발을 마친 상태로 카톨릭대학 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와 약 천여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단 알고리즘의 정확도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나아가 그 동안 축적해 온 연구결과 및 데이터를 활용해 유전자에 기반한 맞춤형 식이요법, 고지혈증·고혈압·비만·암 등 타 질병군으로의 확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닥터키친은 내년 손익 분기점을 넘긴 후 2년 뒤 300억원의 매출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박 대표는 "내년에는 더 많은 당뇨 환자들이 맛있는 음식으로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으로 닥터키친을 알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연 닥터키친 대표. |
[뉴스핌 Newspim] 심지혜 기자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