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타워점 재오픈으로 호텔롯데 상장 청신호..검찰 수사는 과제
[뉴스핌=함지현 기자]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재개장하면서 그동안 어려 어려움에 직면했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모양새다.
월드타워점을 비롯한 롯데면세점은 롯데의 지주회사격으로 상장을 추진중인 호텔롯데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그런만큼 월드타워점의 성공적인 재오픈은 신 회장이 그동안 추진해 온 지배구조 개선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김학선 사진기자> |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193일만에 영업을 개시한 첫날인 지난 5일 오후까지 약 13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월드타워점은 폐점 전 평균 2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었다. 루이비통 등 주요 브랜드가 문을 열지 않은데다 오후까지의 상황임을 감안하면 성공적인 재개장을 한 셈이다.
롯데면세점은 월드타워점의 매출을 올해 1조2000억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월드타워점의 연착륙은 호텔롯데의 성적와도 직결된다. 롯데면세점은 호텔롯데 매출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는데, 월드타워점은 1년을 고스란히 영업했던 지난 2015년 연매출 6112억원을 올린 바 있다. 그해 호텔롯데 면세사업부가 4조3240억원의 매출을 올렸음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비중이다.
특히, 호텔롯데의 성적이 중요한 이유는 신 회장이 호텔롯데 상장을 기반으로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그는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자금의 비중을 줄여 '일본기업'이라는 굴레를 벗어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또 면세사업장 확장, 해외 면세점 신규 오픈 등 면세사업 확대와 호텔사업 등에 투자해 글로벌 기업으로 나가기 위한 성장동력을 마련할 계획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같은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상장시 최대한 높은 가치로 평가받는 것이 필수다.
업계에서는 월드타워점을 재개장 하게 된 만큼 호텔롯데 상장시 가치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호텔롯데는 지난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가 있기 전 상장을 추진하며 순조달금액이 3조원 이상일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다만, 월드타워점의 오픈만으로 호텔롯데 상장의 '햇살'이 들고있다고 평가하기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오너 일가의 비위 의혹과 관련한 검찰의 수사는 진행형이다.
특히 신 회장을 비롯한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등 롯데 삼부자가 횡령·배임 등로 재판을 진행 중이라는 점이 부담이다. 한국거래소는 상장 과정에서 경영 투명성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만약 경영진의 비위행위가 확정되면 상장에 차질을 빚게 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구체적인 상장 일정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송용덕 호텔롯데 대표이사는 지난해 호텔롯데 상장과 관련, "여건만 마련되면 내년 상반기 중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말하며 올 상반기 중 상장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다. 하지만 재판이 진행되는 물리적 시간 등을 감안했을 때 하반기는 돼야 상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월드타워점의 매출볼륨이 커서 호텔롯데 상장시 가치평가를 높이는 효과가 있을 순 있다"며 "하지만 애초에 특허권을 잃은 문제 때문에 호텔롯데 상장이 안된 것이 아닌만큼 상장 일정 등이 정해지는 것과는 직접적 연관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롯데측은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호텔롯데 상장을 계속 추진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롯데 관계자는 "호텔롯데 내 상장을 추진하는 조직이 여전히 운영되고 있는 만큼 재판결과만 나오면 즉시 추진할 수 있도록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며 "신 회장과 호텔롯데가 모두 상장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멈출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