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간단체, 북한에 150만달러 상당 의약품·구호용품 지원
[뉴스핌=이영태 기자] 유엔이 9일(현지시각) 북한을 '잊혀진 위기국가'로 지정했다. 인도주의적 지원이 절실한 국가임에도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북한 함경북도 무산군 학산리에서 홍수와 산사태로 파괴된 마을에 한 아이가 서 있다. 유니세프가 지난해 9월20일 발표한 북한 수해 실태 보도자료에 실린 사진이다.<사진=유니세프> |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북한을 외부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12개 '기억해야 할 잊혀진 위기국가(12 forgotten crises to remember)'에 포함시켰다.
OCHA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 주민의 60%가 식량 부족을 겪고 있으며, 전체 인구의 4분의 1정도가 필수 의료 서비스도 지원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170만여 명의 어린이가 치명적인 질병에 걸릴 위험에 처해 있다고 전했다.
유엔은 이처럼 북한은 인도주의 지원의 필요성은 크지만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지난해의 경우 지원사업에 필요한 전체 예산의 40%도 모금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스티븐 오브라이언 OCHA 국장은 "전세계적으로 인도주의 지원의 필요성이 점차 높아져 가고 있다"며 "전세계 33개 국가 1억2800만여 명이 생존을 위해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각국 정상들이 그 어느 때보다 더 취약계층을 위한 지원에 앞장서야 한다"며 "특히 북한 등 지원의 필요성은 크지만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12개 나라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유엔이 지정한 '기억해야 할 잊혀진 위기국가'에는 북한 외에 아프가니스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콩고민주공화국 리비아 차드 말리 소말리아 우간다 예맨 마다가스카르 등이 포함됐다.
◆ 민간단체 아메리케어스, 북한에 150만달러 상당 의약품·구호용품 지원
한편 미국 민간단체인 아메리케어스(AmeriCares)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지난 8일 북한에 150만 달러 상당의 의약품과 구호용품을 지원했다. VOA에 따르면 이 단체는 지난해 단 한 차례도 지원하지 않았지만, 올해 초 지원을 재개했다.
아메리케어스 도나 포스트너 대변인은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의약품과 구호용품 8t을 북한에 보냈다며, 4월쯤 도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포스트너 대변인에 따르면 지원물품은 호흡기약과 당뇨병약, 비타민제, 옷 등 미화 150만달러 상당으로 평양과 평안도, 황해북도 내 병원과 보건소 등에 전달될 예정이다.
아메리케어스는 통상 1년에 네 차례 북한에 의약품과 의료용품, 위생용품을 지원해 왔지만 지난해에는 지원을 제공하지 않았다.
포스트너 대변인은 지난해부터 북한에 의료용품이나 물품(consumables) 등을 보내기 전에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으로부터 수출 허가를 받도록 하는 규정이 새로 생겨 지난해 의료품을 보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3월 유엔의 새 대북 제재로 의약품이나 의료용품 (medical supplies)도 산업안보국으로부터 허가를 받도록 규정이 바뀌었다는 게 아메리케어스의 설명이다.
아메리케어스는 6·25전쟁 이후 미국 민간단체로는 처음으로 지난 1997년 항공편으로 2000만달러 상당의 구호물자를 지원하면서 북한과 인연을 맺었다. 이 단체는 지난 1982년 설립 이후 164개국에 120억달러 이상의 인도주의 지원을 제공해왔다고 VOA는 소개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