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없이 미국 노동력 위축
경제에 한 해 2조 달러 기여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미국의 안보와 미국인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반(反)이민 정책 기조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오히려 이 같은 반이민 정책이 노동인구의 감소 등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6일(현지시각) '이민자 없는 날' 시위대<사진=AP/뉴시스> |
17일(현지시각) 골드만삭스는 미 인구조사국의 자료를 인용해 이민이 없으면 2020~2030년 미국의 노동 가능 인구가 한 해 0.2%씩 줄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에 따르면 미국에서 순이민은 지난 25년간 미국의 총인구 증가에 0.3~0.4%포인트 기여했다. 자연인구 증가율(출생률-사망률)이 1990년 초반 0.9%포인트에서 최근 0.4%포인트로 하락한 가운데 여기에 순이민의 기여도는 30%에서 40~50%로 늘었다.
인구조사국은 지난 2014년 순이민의 총인구증가에 대한 기여도가 2030년 60%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노동 가능 인구에 대한 이민의 영향은 더욱 두드러진다. 순이민이 현재 노동 가능 인구에 기여하는 비중은 0.5%포인트다. 이민자들의 연령이 젊다는 점이 이 같은 현상에 반영됐다. 이민자들의 노동참가율은 65.9%, 미국 태생의 노동참가율은 62.2%다.
이민자가 제공하는 노동에 대한 미국 경제의 의존도가 높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미네소타대학은 최근 보고서에서 "주(州) 인구와 노동 인구 증가율의 감소와 관련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네소타가 더 많은 이민자를 끌어들이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주 상원 청문회에 출석한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도 "이민은 노동인구 증가의 중요한 원천이었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10일 자에서 일본이 이민을 제한한 결과 최근 노동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일본이 이미 오래전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한 것과 같이 불법이민을 줄였지만 많은 일본 산업이 심각한 노동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이것이 경제 성장을 멈추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민자들의 경제활동이 미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무시할 수 없다. 미국 국립과학공학의학아카데미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이민자들은 소비 등 경제활동을 통해 미국 경제에 약 2조 달러를 기여했다.
이민은 미국 기업에서도 큰 역할을 해왔다. 새로운 미국경제를 위한 파트너십(Partnership for a New American Economy)에 따르면 포천 500 기업의 40% 이상이 이민자나 이민자의 자녀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특히 18%의 기업은 이민자가 창업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