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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노트] 혼란, 아쉬움, 걱정..삼성의 각자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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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주의 뉴삼성, 준비없이 성큼...의사결정 구조 재정비 필요

[뉴스핌=이강혁 기자·황세준 기자] 완전한 해체를 선언한 삼성 미래전략실의 폐쇄작업이 시작됐다. 1일 삼성 서초사옥 로비는 국경일을 맞아 한산했지만 미래전략실이 입주해 있는 40층과 41층은 짐을 정리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한 미래전략실 간부는 "개인 물품을 정리하고 인터넷 끊는 것부터 시작해 처리해야 할 잡무가 많아 정신이 없다"라고 전했다.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진 그룹 컨트롤타워 해체는 임직원들의 짐을 싸는 일부터 혼란이다.

이준 삼성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이 지난달 28일 미래전략실 해체 및 각 사 이사회 중심 자율경영 현안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이강혁 기자>

"그룹이 망했다. 이제 그룹은 없다." 미전실 해체가 발표된 지난달 28일, 한 계열사 관계자는 침통한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삼성의 글로벌 일류기업 성장 원동력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순간. 삼성 내부에는 혼란과 아쉬움, 분노, 미래에 대한 걱정 등 만감이 교차했다.

삼성은 계열사 각자도생이라는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하는 상황이 됐다. 삼성 최고의 엘리트 인재인 미래전략실 수뇌부가 모두 퇴진하고, 매주 수요일 열리던 사장단회의도 폐지키로 하면서 그야말로 계열사별 '완전한' 자율경영의 시대를 시작한다. 재계는 1993년 6월 7일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 이후 "삼성의 최대 변화"라고 총평했다.

사실 각 계열사의 자율경영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장기적 관점에서 추구해온 방향성이기도 하다. 평소 실용주의와 계열사 각자도생을 강조하는 경영철학을 강조해 온 그는 일단 2015년말 인사에서 미래전략실을 재정비한 바 있다. 전자계열을 담당하는 전략1팀과 비전자계열을 담당하는 전략2팀을 전략팀으로 통합했고 이건희 회장 의전담당 조직인 비서팀도 없앴다.

이어 해마다 진행해 온 그룹 차원의 신입사원 하계수련회를 지난해부터 폐지하고, 각 계열사별 행사로 전환했다. 수평적 직급체계를 도입하는 '컬쳐혁신'도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미전실 해체를 언급한 것도 이런 일환이다.

이사회 중심의 경영은 이 부회장의 '뉴삼성' 핵심이다. 그는 지난해 10월 27일 삼성전자 등기이사를 맡으며 이사회에 직접 힘을 실었다. 또 글로벌 기업 출신 사외이사 1명 이상을 삼성전자 이사회에 추천하고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거버넌스위원회를 신설해 이사회의 실질적 권한을 강화하는 계획도 발표했다. 각 계열사별 각자도생은 이미 일부 시작됐던 셈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 부회장이 그려온 '실용주의 뉴삼성 시대'가 철저한 준비없이 성큼 다가왔다는 것이다. 삼성은 이번 미래전략실 해체를 발표하면서 "폐지에 따른 후속조치는 각 계열사별로 이제부터 마련한다"고 했다.

때문에 초불확실성, 초경쟁의 글로벌 경영환경을 고려하면, 삼성 안팎의 우려는 크다. 당장 리더십의 예리한 통찰과 인재경영, 경영관리시스템, 가치와 문화 등 삼성의 핵심역량 모두가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역량을 어떻게 재정비하고 재배치할지 삼성 내부의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오죽하면 삼성 저격수라는 한 경제시민단체도 준비없는 그룹의 해체를 걱정할까.

삼성의 글로벌 일류기업 도약에는 미래전략실의 역할이 컸다. 최순실 게이트 특검 수사 과정에서 대관 기능 등의 문제점이 드러나기는 했으나, 연매출 300조원의 거함을 이끄는 컨트롤타워 기능은 순기능이 훨씬 더 많다.

미래전략실은 과거 비서실과 구조조정본부에서 권력의 집중화를 버리고 조화와 조율의 조력자로 진화했다. 그동안 오너와 주주, 전문경영인을 아우르는 삼성의 '최대 이익' 핵심이었다. 삼성 안팎에서 미래전략실의 컨트롤타워 기능이 없었다면 현재의 글로벌 삼성이 존재하기 어려웠다는 분석을 내놓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5대 그룹의 한 관계자는 "최순실 사태로 기업의 컨트롤타워가 마치 공정하지 않은 암적인 존재로 코너에 몰렸지만 두어가지 부정적인 것 때문에 백가지 순기능이 묻히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익 극대화, 주주 만족, 빠른 의사결정, 일사분란한 경영 등 최적의 이익관점에서 대부분의 기업들이 도입하고 있는 기능을 대책없이 해체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라고 견해를 전했다.

삼성 내부에서조차 특검 정국의 영향으로 등 떠밀리듯 미래전략실을 해체하는 것이 앞으로 삼성의 글로벌 초일류 기업 도약을 위해 맞는 방향인 것인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 현장의 사령관이자 전략가인 전문경영인의 역량과 이사회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만으로 백년대계를 준비하는 것은 험난한 여정일 수밖에 없다고 보는 것이다.

삼성 서초사옥 <사진=김학선 기자>

이와 관련해 전자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업의 특성상 추격자의 입장에서는 합리적이고 능력있는 전문경영인의 역량이면 충분할 수 있지만, 시장의 선도자 지위에서는 광범위한 의사결정과 미래를 내다본 선제적 투자 등을 신속하게 판단하고 조율할 관제탑 기능은 필요한 부분"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오늘 날의 삼성을 만든 원동력이 미래전략실의 컨트롤타워 기능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도 했다.

재계에서는 삼성이 컨트롤타워 기능 자체를 없애기는 만만치 않은 만큼 공통적인 현안이 발생할 경우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생명의 주력계열사 전문경영인 협의체 탄생을 가능성 높게 본다. 또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주회사 전환을 통한 사실상 컨트롤타워 기능의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이 벤치마킹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의 경우도 지주회사의 전사지원조직을 통해 법무·인사·재무·사업개발 등과 관련해 각 계열사를 지원하고 핵심 현안을 결정한다.

삼성에게는 넉넉한 시간이 없다. 머뭇거리다 글로벌 경쟁에서 뒤쳐지면 회복이 불가한 상황과 맞닥드릴 수도 있다. '정말 삼성이 달라졌다'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한 의사결정 구조의 재정비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삼성이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이건희 회장은 "절망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말라"고 했다. 이 회장의 어록이 지금 각 계열사의 각자도생 출발점에서 필요해 보인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 재계팀장 (ikh@newspim.co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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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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