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기능 중시" 성과 불분명
"경제 개혁, 예상보다 더디다"
시 주석 '1인 권력 체제' 강화 목적
[뉴스핌=김성수 기자]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가 3일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와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시작으로 2주간 일정에 돌입한다.
3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니혼게이자이신문(日經) 등 주요 외신들은 이번 양회에서 집권 2기 출범을 앞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영향력이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 "시장 기능 중시" 성과 불분명
올해 양회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경제문제다. 중국 정부의 경제 개혁이 현재까지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점에서 시진핑의 리더십이 도전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시 주석은 "시장이 자원배분에서 결정적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올해 1월1일부터 중국 각 지역의 소금 생산기업이 지역 제한없이 직접 팔 수 있게 한 것이 대표적이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이전에는 중국에서 각 지역의 국유 염업공사가 소금판매를 독점했으나, 이제는 모든 소금의 출고가를 비롯한 도매가격과 소매가격이 자율화된다. '보이지 않는 손(시장)'의 힘을 빌려 소금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시장 기능을 중시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노력이 실제로 어떤 성과를 거뒀는지는 불분명하다는 지적이다.
세계은행(WB)은 지난 2015년 보고서에서 중국 정부가 이룩한 27개 주요 개혁을 발표했다. 이 중 20개는 자본 배분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었다.
그러나 보고서는 중국 정부가 은행 산업의 약 95%를 통제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인센티브 제도가 왜곡되거나 지배구조가 부적절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 "경제 개혁, 예상보다 더디다"
또한 중국 정부는 위안화 약세와 자본유출 압력을 막기 위해 작년 말부터 자본 통제를 실시해 왔다.
지난해 말 중국 당국이 국유기업들의 10억달러 이상 부동산 거래 등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면서 해외 부동산 투자가 감소했다. 지난 1월 해외 부동산 투자는 전년동월 대비 84.3% 줄어들었다.
그러나 1990년대 자유화됐던 기업들의 배당 송금이나 중국 경상수지 항목에 포함되는 자금 흐름에도 통제가 가해지는 등 일부 퇴행적인 면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 외자기업들은 이익배당을 해외에 송금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시 주석이 경제금융 부문의 개혁을 계속 실시해 나갈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 중국 관료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경제 개혁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척되고 있다"며 "시 주석이 연말 당 지도부 인사를 확정한 다음에는 개혁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진핑 집권 2기가 본격화되는 올 가을 제19차 당대회에서는 최고지도부인 7명의 상무위원 중 시 주석과 리커창 총리를 제외한 나머지 위원의 대대적 교체가 예상된다.
◆ 시 주석 '1인 권력 체제' 강화 목적
한편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시진핑이 마오쩌둥 전 국가주석이나 중국 개혁·개방의 총설계사였던 덩샤오핑과 같은 지위를 얻기 바라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바이두> |
덩샤오핑 사망 20주년인 지난달 19일을 맞아 언론의 조명을 받은 것은 덩샤오핑이 아닌 시진핑이었다. 당시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와 신화통신, 중국 관영 중앙텔레비전(CCTV)은 시 주석의 연두 순시(inspection tour)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올해 양회가 특히 관심을 끄는 이유도 올해가 시 주석 '1인 권력 체제'를 강화하는 결정적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번 양회는 시 주석의 2기 체제 출범을 알리는 가을 공산당 전당 대회를 앞둔 상황이어서 시 주석 체제를 확고히 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시 주석은 중국 역대 어느 지도자보다 강력한 권력 기반을 다지고 있다는 평가다. 그는 작년 10월 공산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덩샤오핑과 장쩌민 전 주석에게만 부여했던 '핵심' 지위를 부여받았다.
이로 인해 시 주석은 양회에서 자신의 1인 권력체제에 전혀 문제가 없음은 물론 전국 지도자들로부터 흔들림 없는 지지를 받고 있다는 장면까지 보여줘야 한다.
독일 베를린 소재 메르카토르 중국연구소의 마티아스 스테판 전문가는 "시진핑은 어느 때보다 당의 단결과 성과를 과시하는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