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정원 7명 축소…실적 반전·장기 성장 기반 마련
[뉴스핌=최유리 기자] LG전자가 조성진 부회장 '원톱 경영 체제'로 의사결정 속도를 높인다.
17일 LG전자는 서울 여의도 LG트위타워에서 제15기 주주총회를 열어 이사회 정원을 7명으로 줄이는 안건을 승인하고 조 부회장 단독 최고경영자(CEO) 체제를 강화했다.
지난해 LG전자는 이사 정원을 기존 7인에서 9인으로 확대해 조 부회장, 정도현 LG전자 CFO(최고재무책임자·사장),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사장) 등 3인의 각자 대표 체제를 운영해왔다. 하지만 이사회 정원을 줄이면서 조준호 사장이 사내이사에서 물러났다.
LG전자 측은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한 1인 CEO 체제로 전환한 만큼 각자 대표를 맡을 필요가 없어져 사내이사도 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7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경영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LG전자> |
경영 최전선에 선 조 부회장은 의사결정의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LG전자는 지난달 24일 이사회에서 구본준 (주)LG 부회장에 이어 조 부회장을 의장으로 선임하고 전문경영인 책임 경영에 힘을 실었다.
조 부회장은 실적 반전이라는 특명을 부여받았다. 지난해 4분기 MC사업본부 영업손실은 4607억원까지 불어나 LG전자 전체 실적까지 적자전환했다. 세탁기 엔지니어로 시작해 LG 생활가전 사업을 세계 최고의 브랜드로 끌어올린 조 부회장에게 거는 기대가 큰 이유다.
새로운 성장 동력 마련에도 속도를 더할 예정이다. 스마트폰 자체의 기능보다는 자동차, 사물인터넷(IoT)과 허브 역할을 하는 등 제품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한다는 설명이다. 조 부회장은 인공지능(AI) 기반의 스마트 가전, 생활로봇 등 스마트홈 관련 조직을 대폭 키우고 AI 개발 전담 조직도 구축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G6' 공개 행사에서 "가전 사업에서 직접 경험한 혁신과 일등 DNA를 모바일 사업에 접목시켜 성공 신화를 이어갈 것"이라며 "돈도 벌고 성장하는 전략(profitable growth)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올 상반기 흑자전환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사내이사직을 내려놓은 조 사장은 스마트폰 사업 부활에 집중한다. 그는 2014년 11월 LG전자 MC사업본부장으로 선임된 후 'G4'와 'G5'를 잇달아 선보였으나,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에 지난 10일 국내 출시된 전략 스마트폰 'G6'에 사활을 걸고 있다. G6는 국내 출시 이후 이틀 만에 3만대 넘게 팔리며 초반 흥행몰이 중이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 LG전자는 ▲제15기 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개정 승인의 건 ▲사외이사인 감사위원회 위원 1명 신규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을 모두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사외이사의 경우 이명박 정부 때 공정거래위원장과 국세청장, 청와대 정책실장 등을 역임한 백용호 이화여대 정책과학대학원 교수를 신규 선임하기로 했다.
정도현 사장은 "올해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사업 리스크 요인이지만 어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LG전자가 되겠다"면서 "모바일사업부에선 G6를 성공적으로 판매해 프리미엄 제품의 재도약 기반 마련하고 수익성 중심의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