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이탈리아의 반 기성 반 유로 정당인 오성운동(5SM; Five Star Movement)이 유로지역 안정에 최대의 위협요인으로 꼽혀 주목된다.
당선되면 유로 단일통화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는 오성운동 지도자 베뻬 그릴로(Beppe Grillo)가 지지율에서 전 총리 마테오 렌치(Matteo Renzi)를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21일(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조사기관 입소스(Ipsos)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그릴로가 이끄는 오성운동에 대한 지지율이 32.3%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일 총선이 시행된다면 라이벌인 여당 민주당을 제치고 포퓰리스트 정당인 오성운동이 최대정당으로 발돋움하는 것이다.
그릴로는 총리에 당선되면 단일통화 유로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주장해 왔다.
연구기관 판테온거시경제(Pantheo Macroeconomics)의 유로존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 클라우스 비스테슨(Claus Vistesen)은 "압도적인 다수당으로 올라설지는 지켜봐야 하지만, 만일 오성운동이 선구에서 30~40%의 지지율을 확보한다면 당연히 유로지역의 안정을 걱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탈리아는 2018년에 총선이 예정돼 있다. 당장 내년이지만 올해 유럽지역의 복잡한 정치일정 때문에 투자자들이 놓치고 있지만 절대 간과할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의 진단이다.
도이치뱅크는 이탈리아의 현재 상황에 대해 민주당 렌치가 내분으로 분당한다는 것을 기본 시나리오로 정하고 있다. 이럴 경우 오성운동은 내년 총선 이전에 이미 이탈리아에서 최대 정당이 된다.
도이치뱅크의 선임 이코노미스트 마르코 스트링가(Marco Stringa)는 "정치 상황이 예상대로 전개되고 있다"면서 "유로지역 안정성은 개선되기 보다는 악화된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이탈리아 정치권은 선거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40% 이상의 지지율을 확보한 정당이 주도권을 쥘 수 있도록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것이다.
현재 오성운동의 지지율이 40%수준에는 훨씬 못 미치고 있지만, 올해도 이탈리아의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등 경제 상황이 호전되지 않으면 그릴로의 지지율은 상승 탄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비스테슨은 "유로존에 우호적인 인사가 프랑스와 독일에서 총리로 당선되더라도, 그릴로 같은 인사가 이탈리아의 총리로 당선되는 상황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유로존이 더욱 더 결속을 다져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