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승마단에 다른 선수 뽑으려 했으나 최씨가 방해
'최씨 강요로 승마지원 변질' 변호인 주장과 일맥상통
[뉴스핌=최유리 기자]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삼성에서 단독으로 지원받는 것을 숨기기 위해 다른 승마 선수들을 '들러리'로 세우려 했으나 최씨의 압력으로 무산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2일 노승일 전 코어스포츠 부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5인에 대한 10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주장했다.
노 전 부장은 최씨의 국정농단 사태를 폭로한 고영태씨와 대학동기다. 그는 최씨가 삼성에서 승마 관련 지원을 받기 위해 독일에 세운 코어스포츠에서 재무를 담당했다. 삼성은 코어스포츠와 계약을 맺고 승마 유망주 6명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약 77억원을 지급하기로 했지만 실제로 정씨만 지원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구속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기자> |
노 전 부장은 "박원오(전 대한승마협회) 전무가 정유라 혼자만 지원을 받으면 문제가 커지니 다른 선수를 들러리 세워야 한다고 최순실에게 얘기했다고 들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선수를 선발하고 트레이너를 구하려고 했는데 최순실씨의 반대로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최순실이 듣고 '누구 때문에 지원이 이뤄졌는데 박원오가 꼴값 떤다. 어디서 설치고 다니느냐'고 했다"며 "박원오가 다른 선수를 뽑으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지만 최순실이 방해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 부회장 변호인단은 그동안 '최순실 강요'로 승마지원이 변질됐다고 주장해 왔다. 변호인단은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의 진술을 들어 "원래는 여러 명을 지원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나 다른 선수를 선발하지 못하면서 모든 지원금이 정유라에게 쏠린 것"이라며 "처음부터 정유라 1명만 지원하려던 것은 아니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노 전 부장에 앞서 증인으로 출석한 최준상 전 삼성전자 승마단 선수 역시 당초 삼성이 승마단 소속 선수 모두를 지원하려고 했으나 최순실씨가 영향력을 행사해 정유라씨만 지원하게 됐다고 발언했다.
최준상씨는 "삼성에선 다같이 지원할 목적이었으나 최순실씨가 원치 않아서 삼성 입장에서도 지연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면서 "박원호 얘기를 들었을 때 (삼성에서 선수 다같이) 지원할 계획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