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원영 일동 회장 일가, 지주사 전환 과정서 지분 2배 이상 증가
3배 높아진 제약사도..'투명성 강화ㆍ경영권 강화' 2마리 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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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박미리 기자] 국내 주요 제약사들의 오너 일가 경영권이 대폭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과정에서 지분율이 대폭 늘어났기 때문으로, 대주주 일가의 지분이 3배 가까이 폭증한 제약사도 있다.
2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일동홀딩스는 지난 3월 말 현재 대주주인 윤원영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이 총 52.59%로, 지난해 말보다 20.87%포인트 상승했다.
윤 회장이 14.8%의 지분을 보유중이며, 부인인 임경자씨과 장남인 윤웅섭 사장도 각각 6.16%, 1.12%의 지분을 갖고 있다. 윤 사장의 개인회사인 씨엠씨는 지분율 16.98로 최대주주다.
윤 회장 일가의 보유지분은 지난해부터 추진된 '지주회사 체제 전환' 과정에서 증가한 것이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8월 지주사 일동홀딩스와 사업회사 일동제약으로 인적분할,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에 시동을 걸었다. 이후 사업회사인 일동제약은 다시 물적분할해 제약사업을 전담하는 일동제약과 바이오사업과 필러사업을 각각 맡는 일동바이오사이언스, 일동히알테크로 나눠졌다.
올해 초에는 일동홀딩스의 낮은 일동제약 지분을 올리기 위해 공개매수를 실시했다. 이를 통해 3.32%이던 일동홀딩스의 일동제약 지분율은 20.81%로 상승했고, 윤 회장 일가도 공개매수에 참여함으로써 지배력 확대의 효과를 봤다. 현재는 일동후디스 자회사 편입만 앞두고 있다. 기한은 지주회사 출범 2년이 되는 내년 8월까지다.
국내 상위 제약사들이 대부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가운데, 그 과정에서 오너가의 지분율은 대폭 확대됐다.
지주회사 전후의 오너가 지분율을 보면 대웅(38.29%→75.39%), JW홀딩스(19.03%→54.45%), 한미사이언스(27.29%→ 67.19%), 종근당홀딩스(20.16%→31.39%), 동아쏘시오홀딩스(11.08%→15.95%) 등이다.
<사진=일동제약> |
대개 기업이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하는 배경에는 오너일가의 경영권 강화가 꼽히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대형 제약사 대부분은 1980~1990년대 유상증자로 인해 최대주주 지분율이 대폭 하락했다"며 "지주사 체제전환이 지배력 강화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지주회사 체제 전환이 어떻게 오너일가의 지배력을 강화할까. 답은 '주식 스왑'에 있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 회사는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 충족이라는 후속조치에 나서야 한다. 이는 현행 공정거래법이 '지주회사는 상장 자회사의 지분을 20% 이상, 비상장 자회사의 지분을 40% 이상 보유해야 한다'는 규정 등을 이행하는 것이다.
이 요건을 맞추는 과정에서 대개 인적분할을 단행한 지주회사는 공개매수, 현물출자 방식의 유상증자를 잇달아 실시한다. 지주회사는 오너일가를 비롯해 자회사 주주로부터 자회사의 주식을 받고, 이들에게 지주회사 신주를 발행해준다. 이 과정에서 오너일가의 지주회사 지분율이 올라가는 것이다. 위 제약사들도 이 과정을 거쳤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제약사 대부분은 대주주 지분율이 취약해 지배구조 변화를 다른 업종보다 빨리 모색한 경향이 있다"며 "또 최근 제약사들의 지분율 확대도 이러한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후계승계와도 연관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박미리 기자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