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개방 시설로 고안…보안 강화하며 시민 관람 제한
청사관리본부 "시민들이 더 편리하게 접근할 방법 검토할 예정"
[세종=뉴스핌 이고은 기자] 포도나무가 덩굴져 올라가게 만들어진 터널 벤치. 각종 베리와 과일나무 화분들. 정성들인 화단과 조형물, 쉼터와 발 지압 산책로까지. 여기는 어디일까요? 바로 정부 세종청사 옥상입니다.
정부세종청사에는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에서 가장 큰 옥상정원이 있습니다. 길이 3.5km의 옥상 정원에는 218종 117만여 본의 식물이 자라고, 사계절 다른 꽃이 핍니다. 스프링클러는 자동으로 돌아가며 나무와 꽃에게 물을 줍니다.
이렇게 잘 꾸며진 옥상정원을 이용하는 사람은 극소수입니다. 가장 여유있는 시간대인 점심시간에도 옥상정원을 걸어보면 기껏해야 한두명, 많아야 네다섯사람을 마주칩니다. 바쁜 공무원들이 옥상에서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리 없죠.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은 당초 시민과 관광객에게 개방할 계획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나 2010년 천안함 연평도 사건과 2012년 정부중앙청사 방화사건을 이유로 청사 주변에는 예정에 없던 철제 울타리가 둘러지고, 옥상정원 역시 공무원들의 산책로로 머물게 됩니다.
시민들이 옥상 정원을 아예 볼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정부는 사전신청을 받아 하루에 두 차례 옥상정원 관람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체가 아닌 일부만을 개방하고 있으며, 직원의 인솔을 받아 정원을 견학하는데 그칩니다.
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컨셉으로 구상됐던 정부세종청사가 본래의 목적을 잃으면서, 세계 최대 옥상정원이 지나가는 새들만 구경하는 비밀정원이 되어버렸다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이에 정부청사관리본부 관계자는 "국민들하고 소통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정부청사의 옥상정원을 시민들이 보다 더 편리하게 접근할 방법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