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표단 도착 전 이례적 별도 성명 채택…"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위협 인식 반영"
[뉴스핌=정경환 기자]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아세안) 회원국 외교 장관들이 공동성명을 내고 북한의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우리 정부는 이번 성명이 매우 이례적인 조치로서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아세안이 가지는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위협 인식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했다.
5일 외교부에 따르면,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한 아세안 외교장관들이 성명을 통해 북핵 및 미사일 위협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아세안 외교장관들은 이날 '2017 ASEAN 외교장관회의 한반도 성명'에서 "작년 두 차례 핵 실험 및 지속적 탄도미사일 발사, 최근 두 차례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한반도 긴장 고조에 대한 엄중한 우려를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성명에는 ▲북한의 관련 안보리 결의상 의무의 즉각적이고 충실한 이행 강력 촉구 ▲평화적 방식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한반도 비핵화(CVID)에 대한 지지 재확인 ▲자제 촉구 및 대화에 유리한 환경 조성 중요성 강조 ▲한반도 내 항구적 평화 구축 향한 남북 관계 개선 구상 지지 ▲한반도 평화 및 안정 기여 위한 아세안의 건설적 역할 의사 ▲북한에 대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가국으로서 지속적인 평화, 안정 및 번영이라는 ARF의 비전 실현 위해 기여할 것을 촉구 등의 내용이 담겼다.
북한이 지난 7월 28일 시험발사한 ICBM급 화성-14호 미사일 <사진=조선중앙통신> |
이와 관련, 우리 정부는 북한 대표단(리용호 외무상)이 필리핀에 도착하기 직전 아세안 외교장관들이 별도 성명을 채택한 것은 그 의미가 작지 않다고 봤다.
아세안 출범 50주년을 기념하는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 서막을 여는 강력한 내용의 별도 성명으로, 이번 아세안 회의에서 북핵문제가 최대현안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중요한 톤 세팅 차원의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ARF 참석을 위한 북한 대표단(이용호 외상) 필리핀 도착 직전 아세안 외교장관 별도 성명 채택은 매우 이례적인 조치"라며, "최근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는 엄중한 상황에서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아세안이 가지는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위협 인식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반도에서의 항구적 평화 구축을 향한 남북관계 개선 이니셔티브에 대한 지지'가 명시됨으로써 우리 정부의 관련 노력에 대한 아세안 차원의 공감대를 확보했다"며 "대북 제재·압박을 위한 국제공조 동참과 함께 조속한 대화 재개 필요성을 강조하는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 노력에 대한 아세안 차원의 명시적 지지로서의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