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민감한 제동ㆍ가속, 승차감은 기대 이상
[뉴스핌=전선형 기자] ‘마세라티 기블리’는 반할 수밖에 없는 차다. 시동을 켜자마자 울리는 강한 배기음, 도로를 미끄러지듯 주행하는 속도감, 그리고 사람들의 쏟아지는 시선까지. 매력이 넘쳤다.
사실 처음 마세라티 기블리를 시승한다고 할 때 상당히 부담스러웠다. 잦은 시승기회로 운전에 자신감이 붙었지만, 그래도 고급차를 운전하는 건 여전히 조심스럽다.
그런데 이게 웬일! 시동을 거는 순간 앞선 고민이 사라져 버렸다. “부르릉~”하고 거친 숨을 내쉬는 기블리에 앉아있으니 갑자기 “달리고 싶다”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생겨났다. 배기음만으로 차한테 반한다는 걸 처음 느꼈다.
기블리.<사진=마세라티> |
이번 시승은 서울 한남동에서 경기도 양평까지 왕복 70km 코스다. 적당한 와인딩(구불길) 구간과 고속구간 등 기블리의 장점을 한 껏 느낄 수 있었다. 시승차는 후륜구동 3.0ℓ(리터) 터보차저 V6 가솔린 모델이다.
기블리는 스포츠세단답게 상당히 낮은 차체 외관을 가지고 있다. 스포츠카를 접할 기회가 많이 없어서 인지 처음엔 방지턱에 닿을 것 같아 조금 애를 먹었다. 그러나 조금 익숙해지니 오히려 낮은 전고 때문에 속력을 올릴 때 더 안정적이면서 빠른 가속을 느낄수 있었다.
특히 가속을 올릴 때 나는 배기음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엑셀(가속페달)을 밟을 때마다 “부릉부릉” 하는 게, 마치 “달려주세요!”라고 외치는 듯 했다. 기블리는 최고 속도는 267Km/h에, 최대 토크 51kg.m, 제로백(시속 0→100km 도달시간)은 5.5초로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
실제 시승 중 밀리는 차선에서 뻥 뚫린 차선으로 이동할 때 엑셀을 조금 세게 밟아봤다. 기블리는 단 한 치도 주춤하지 않고 빠르게 속력을 올렸다. 지칠 줄 모르는 야생마 같았다. 심지어 흔들림도 없이 안정적이다. 어찌나 차가 안정적인지 동승자는 움찔 거리지도 않고 쪽잠을 잤다.
기블리 주행. <사진=마세라티> |
기블리는 와인딩 구간에서도 매력을 뽐냈다. 속력을 내면서 핸들을 꺾었는데 차는 전혀 밀리는 감이 없었다. 오르막길에서도 엑셀을 아주 살짝만 밟았지만, 밀리는 감 없이 힘 있게 차고 올라갔다.
기블리 주행모드는 네 가지가 있다. 노멀, M(수동), I.C.E, 스포츠 4가지다. I.C.E는 ‘Increased Control and Efficiency’의 약자로 차량 반응을 노멀 모드보다 한층 부드럽게 만들어주고 연료 소모와 소음을 줄여둔다. 기자는 스포츠와 노멀 모드를 주로 이용했다.
기블리 내부.<사진=마세라티> |
다만, 핸들이 운전을 조금 불편하게 했다. 핸들모양은 상당히 럭셔리 했지만, 핸들 뒤에 붙은 커다란 변속 장치 때문에 깜빡이를 켜는 게 조금 어려웠다. 핸들과 깜빡이 봉 사이에 변속패들이 있다보니 핸들에서 손을 조금 떼어야 깜빡이를 조작할 수 있었다. 스타트(시동)버튼도 독특하게 왼쪽에 달려있다. 처음에 버튼 찾는데 5분이나 걸렸다.
디자인은 꽤나 섹시했다. 내장은 빨간색과 검은색이 적절히 조화를 이뤄 사람을 유혹했다. 내비게이션과 라디오 기능이 있는 멀티미디어는 중앙에 배치돼있는데, 화면이 8.4인치로 커서 좋았다. 음성으로도 조작가능하다.
기블리는 운전하고 싶게 만드는 차다. 도로에서 느껴지는 사람들의 부러운 시선은 덤이다. 기블리 가격은 최저 1억1020만원에서 최대 1억3990만원이며, 모델은 디젤과 사륜구동 모델도 있다.
[뉴스핌 Newspim] 전선형 기자 (inthera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