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지도자 비난, 방향 잘못돼…중국과 협력할 시점"
[뉴스핌=김성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를 거론하는 것이 잘못된 발상이라고 3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가 논평했다.
<사진=뉴시스> |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북한은 심각한 위협이 된 불량 국가(rogue nation)"라며 "(북한을) 돕는 것에 거의 성과가 없었던 중국에도 골칫거리(embarrassment)"라며 북한과 중국을 모두 비난하는 글을 수 차례 올렸다.
그는 또 "내가 이미 말했듯이 남한은 북한과의 유화적인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며 "그들은 오직 한 가지 밖에 이해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 트럼프, 한국의 대북정책 비난 주목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들 중 가장 의미심장한 부분은 미국의 가까운 동맹국인 한국의 대북 정책을 비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핵 실험을 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동아시아 지역의 핵심 동맹국인 한국과의 FTA 폐기를 지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NYT는 '두드러지게 가혹한 노선(a notably harsh line)'이라고 평가했다.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 군축담당 특별보좌관은 "트럼프의 한국 지도자 비난은 방향이 잘못됐다(misguided)"며 "문재인 대통령은 사실 미국의 최대 압력과 개입 접근방식을 매우 지지해왔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전임 행정부에서 국가안보 부보좌관을 지낸 엘리 래트너는 "한국 뿐 아니라 중국과도 긴밀히 협력해야 하는 시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와 조화를 구축하기는 커녕 이들 국가에 주먹을 휘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 무계획적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 "한미FTA 폐기, EU·중국 등에 막대한 점유율 뺏기는 결과"
래트너는 "북한의 최근 핵실험은 결국 중국을 자극할 것"이라며 "중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보다 핵실험을 훨씬 더 심각하게 보고 있으며, 이로 인해 북한을 더 엄중 단속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핵실험을 계기로 중국은 이전과 전혀 다른 입장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물러난 스티븐 배넌 백악관 선임고문 겸 수석전략가는 사임하기 몇 주 전까지 중국에 강한 압박을 가해왔으며 백악관의 논의가 중국에 대한 "이성적 화해주의"로 흐를까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기업과 금융기관에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미 오버비 미국 상공회의소 아시아 담당 부회장은 한미 FTA를 폐기할 경우 "미국은 유럽연합(EU)과 호주, 중국 등 다른 나라에 막대한 시장 점유율을 뺏기게 될 것"이라며 "또한 미국은 아시아와 사업하는 데 관심이 없다는 메시지를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