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용 사업권만 획득…비소매·업소용은 코카콜라로
광동제약, 매출 29%인 2000억원 삼다수 판매로 올려
[뉴스핌=박미리 기자] 광동제약이 제주삼다수 입찰에서 절반의 성공만 거뒀다. 영업구역 일부를 코카콜라음료(LG생활건강)에 내주면서 수백억원대의 매출 공백이 예측된다.
7일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이하 제주개발공사)에 따르면 삼다수를 제주도 외 지역에서 판매하는 사업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광동제약과 코카콜라음료가 선정됐다. 소매용 제품 사업군의 우선협상권은 광동제약, 비소매·업소용 제품 사업군은 코카콜라에 각각 돌아갔다.
이번 입찰은 대형마트 3사(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3사 및 계열 SSM 채널)를 여전히 포함하지 않았지만, 위탁판매사에 주어지는 영업구역을 소매(A), 비소매·업소(B)으로 이원화한 것이 특징이다.
소매용 제품 사업군은 슈퍼마켓, 조합마트, 온라인, 편의점 등이며 코카콜라가 맡는 비소매·업소용 제품 사업군은 식당, 호텔, 패스트푸드점 등이 해당된다. 제주개발공사 관계자는 "그 동안 취약했던 식당, 호텔 등의 채널을 강화하기 위해 영업구역을 이원화해 진행했다"고 말했다.
결국 사업권 이원화가 광동제약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이에 따라 기존 사업자이던 광동제약은 매출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지난해 광동제약 개별 매출은 6363억원. 이 중 28.9%인 1838억원이 삼다수에서 나온 매출이었다. 올 상반기에도 광동제약은 삼다수 판매로 매출의 29%인 996억원을 올렸다.
현재 제주개발공사는 위탁판매 매출의 소매, 비소매·업소 사업군 비중을 공개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광동제약이 비소매·업소용 사업군을 놓친다면, 최소 수백억원대에서 최대 천억원대의 매출 타격이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 동안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삼다수 입찰의 흥행열기가 예상보다 미지근하다는 점을 들며 광동제약이 무리없이 삼다수 사업권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했다. 참가사는 5년 전(7곳)과 달리 5곳에 그쳤고, 이들은 제안서 접수 마지막날인 31일까지 공격적으로 출사표를 던지지도 않았다.
경쟁사들과 달리 광동제약은 일찌감치 삼다수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입찰 준비를 해왔다. 입찰에 필요한 서류 중 하나인 '1년 이내 발행된 공인기관 기업신용평가서'를 발급받기 위해 지난 7월 7년 만에 신용평가사(나이스신용평가)를 찾기도 했다.
판권 획득 후 삼다수 매출을 계속 늘렸다는 점에서 자신감도 있었다. 광동제약의 삼다수 매출은 2013년 1257억원, 2014년 1479억원, 2015년 1676억원, 지난해 1838억원으로 지속 늘었다. 올 상반기 매출도 전년(908억원)보다 9.7% 증가했다.
물론 이번 입찰이 소매, 비소매·업소용에 중복 지원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결과를 예단하기는 이르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도 협상에 따라 최종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현재 제주개발공사는 이달 말 우선협상대상자들과 최종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한편 코카콜라음료는 삼다수 입찰 재도전에서 성공을 거뒀다. 코카콜라음료는 5년 전 삼다수 입찰에 참가했던 업체로, 이번 입찰에서도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돼왔다. 입찰을 앞두고 농심, 롯데칠성음료 등 유력 후보들이 속속 불참을 선언했지만 코카콜라는 묵묵부답이었다.
코카콜라는 음료 전문업체로서 생수사업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시너지 효과를 위해 참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박미리 기자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