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현 변호사 <사진=뉴시스> |
[뉴스핌=이현경 기자]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원회(진상조사위)가 한국문학번역원(번역원)의 블랙리스트 지원배제 사건이 조사 결과 사실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국가의 정책 방향과 다른 뜻을 나타낸 작가 이시영, 김애란, 김연수, 신경림, 박범신의 해외교류사업을 막았다는 주장이다.
30일 광화문KT빌딩 12층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 소회의실에서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이원재 위원, 김준현 변호사, 이한구 전문위원, 이운주 전문위원, 김소연 전문위원이 참석해 박근혜정부 시절인 2014년부터 2016년에 걸쳐 문화체육관광부가 특정인 배제 내용을 번역원에 하달했고 번역원은 그 지시에 따라 시이 이시영, 소설가 김연수, 김애란, 신경림, 박범신이 그 명단에 올랐다고 전했다.
조사위에 따르면 이시영 작가는 2016년 미국 하와이대 및 UC버클리대 한국문학행사'에 참가하기로 했으나 예산부족을 이유로 지원을 배제했다. 조사 결과 '상부 지시에 따른 문체부의 불허' 사실이 드러났다고 조사위는 전했다. 김애란 김연수 작가는 2015년 미국 듀크대학에서 열린 '북미한국문학행사'에 초청을 받았으나 번역원은 두 작가가 영어로 번역 출간된 작품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이 역시 '상부 지시에 따른 문체부의 불허' 사실이 드러났다.
신경림, 박범신 작가의 경우 번역원이 2016년 G20정상회담 개최 및 정부 국민순방을 기념해 개최된 '중국 항주 한국문학행사'에 신경림, 김○○, 정끝별이 참가하는 안을 제출하였으나 문체부는 신경림과 정끝별에 대한 변경을 요청했다. 이후 번역원은 다시 유○○, 김○○, 박범신, 김○○이 참가하는 안을 제출하였으나 문체부는 박범신에 대해 불가 통보를 했다.
조사위는 문화체육관광부 '리스트-16.9.27 현재' 문서 속 '2016년 예술정책관 소관사업' 부분에 따르면 한국문학번역원 해외교류 란에 신경림(X), 박범신(X)로 표기돼 있는 문서를 공개했다.
현재 이시영 작가는 블랙리스트 조사위에 조사 신청을 한 상태다. 다른 작가들에 대한 입장은 없는 상황이다. 진상조사위는 관련자의 진술청취를 통해 작가들의 구체적 배제 사유는 무엇인지, 이외에도 블랙리스트가 작동된 사례가 있는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