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의 할아버지 원종계, 기술력 부족으로 미국·독일에서 수입
원종계-종계-육계-부화 -사육-육가공장-유통판매 8단계 거쳐
[뉴스핌=전지현 기자] 삼계탕과 치킨, 너겟 등 매일 마주하는 닭고기. GPS(Grand Parants Stock)로 불리는 '원종계'가 병아리상태에서 수입돼 우리식탁에 오르기까지 어떠한 여정을 거칠까.
<사진=하림그룹> |
닭은 알을 낳는 닭인 '산란계'와 생닭으로 소비되는 '육계'로 구분된다. 이중 통상 삼계탕, 치킨, 너겟 등 일반 유통시장에서 일반 소비자가 구입해 먹는 육계는 사육에서 우리 식탁에 오르기까지 원종계 병아리수입→'원종계(종계를 낳는 닭)'→'종계(육계를 낳는 닭)'→'육계(소비를 위한 닭)' →부화→사육→육가공장→유통과 판매 등 총 8단계를 거친다.
대표적인 원종계 생산회사는 미국의 Cobb사나 독일의 EW그룹. 국내에선 모든 닭의 씨앗이 되는 원종계에 대한 품질 기술력이 선진국을 따라가지 못해 전량 외국에서 수입하는 중이다.
한때 정부는 국내 육계시세에 큰 영향을 미치는 원종계 수입물량을 규제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는 육계를 취급하는 대다수 기업에게 자율로 맡기고 있다.
미국이나 독일에서 수입돼 들어온 원종계 병아리는 육성농장에서 총 182일 동안 특별관리를 받으며 성장한 뒤 산란농장으로 보내진다. 이후 산란농장에서 생후 28일차부터 종란를 낳는다.
종란은 또 28일이 지나야 알 속에서 껍데기를 깨고 밖으로 나온다. 이후 종계 병아리는 부화장에 보내져 182일간 사육되고, 또 산란농장에 보내져 28일간 더 자라 육란을 낳기 시작한다.
알 상태인 육계는 또 부화장에서 28일이 지나야 부화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육계의 삶은 단 35일뿐. 닭의 수명은 30년이지만, 30~35일만 키워 출하한다. 육질이 딱딱해져 맛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닭들을 거꾸로 메달아 순차적으로 '전기 충격'을 가해 도축을 하곤 했다 . 그러나 최근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닭도 죽는 순간까지 고통과 스트레스를 느끼지 않도록 CO2를 이용한 '가스도축'을 진행하고 있다.
빅진언 하림 동물복지 컨설턴트는 "닭은 통증을 느끼며 가까운 미래를 알수 있을 정도의 지능을 갖고 있다"며 "동물복지농가를 중심으로 닭이 잠들 듯 기절하도게 만드는 도축 방식을 취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같은 '닭의 고통없는 죽음'도 모든 육계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가스 도축'은 육계농가에서부터 이동운반, 도계장(계류장 포함) 등 3개 분야에서 인증을 받은 '동물복지'에서만 진행하는데 전국 3000여 사육농가 중 단 27개에 불과한 상태기 때문이다.
동물복지란 1979년 영국 농장동물 복지위원회가 제정한 '동물의 5대 자유' 원칙을 적용한 것으로, 한국에서는 2012년 3월부터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를 운영했다. 그러나 AI 등의 영향으로 보급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이렇게 도축된 육계는 육가공장에서 부위별로 절단·포장돼 1일간 대형마트나 급식업체, 프랜차이즈 등으로 이동된다. 이후 식당과 일반 가정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2일 뒤 총 514일의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