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뉴스핌 김범준 기자] 지난 3일 인천시 옹진군 영흥도 영흥대교 인근 해상에서 급유선 명진15호와 충돌한 낚시어선 산창1호에 대한 현장 감식이 4일 오후 인천 중구 인천해양경찰 전용부두에서 이뤄졌다.
4일 오후 인천시 중구 인천해양경찰서 전용부두에서 해양경찰 등 관계자들이 낚싯배 선창1호를 현장감식하고 있다. 선창1호는 지난 3일 오전 6시 12분께 인천시 옹진군 영흥도 영흥대교 인근 해상에서 급유선과 충돌해 전복됐다. 이 사고로 승선원 22명 중 13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이형석 기자 leehs@ |
이날 오후 2시부터 해경과 국립과학수사원 감식반은 일반인과 취재진의 접근을 제한하고 부두에 거치돼 있는 선창1호에 들어가 촬영과 3D스캐닝 등 현장 감식을 진행했다.
사고로 사망한 승선원과 낚시객들의 유가족 등 21명도 이날 현장 감식에 일부 참여했다. 이들은 직접 배에 들어가 사고 현장의 모습을 보고 나온 뒤 굳은 표정으로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4일 오후 인천시 중구 인천해양경찰서 전용부두에서 해양경찰의 현장감식에 참석한 유가족이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해경 관계자는 "국과수 감식반이 3D스캐닝을 마치고, 인천 서구 북항 관공선전용부두에 정박해 있는 명진15호로 가서 현장 감식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선창1호에 대한 3D스캐닝 작업이 길어질 경우 명진15호에 대한 현장 감식은 다음 날로 연기될 전망이다.
사고 현장에서 약 1.6km 떨어진 인천 영흥도 진두항에서는 해경과 소방 당국이 선창1호 선장 오모(70)씨와 낚시객 이모(57)씨 등 실종자 2명에 대한 수색 작업을 펼치고 있다.
사고 당일인 3일부터 이날까지 어선 충돌현장 해상 부근에 잠수 요원을 투입해 수색 중이다.
4일 오전 인천시 옹진군 영흥도 진두항에서 바라 본 낚싯배와 급유선의 충돌 해상. 구명정 뒤로 보이는 송전탑 인근이다. /김범준 기자 |
또 이날 저조(최대로 빠지는 썰물 때) 시각인 11시11분을 전후해 진두항 일대 해안가 등지에서 육상 수색도 진행 중이다.
구조 요원들의 추위를 녹이고 배고픔을 달래는 주민 자원봉사자들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한 자원봉사자 A씨는 "어제 저녁부터 나와서 (현장 구조 요원들에게) 따뜻한 커피와 컵라면을 끓여주고 있다"면서 "저분(구조 대원)들은 훨씬 춥고 고생하시는데, 이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다"고 했다.
한켠에서는 이곳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낚싯배 사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4일 오전 인천시 옹진군 영흥도 진두항에 자원봉사자들이 마련한 휴식터 모습. /김범준 기자 |
오랫동안 배를 탔다고 밝힌 한 어민 B씨는 "큰 배(명진15호)가 낚싯배(선창1호)에 근접해 발생한 너울로 낚싯배가 전복했는데, 파손된 모양새를 보니 그걸 그대로 (명진15호가) 밟고 지나간 것 같다"고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진두항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박모씨는 "오늘 이른 아침부터 영흥대교 일대 등 해안가에서 분주하게 수색작업을 하는 인력들이 많았다"며 "이날 오후 5시반 쯤이 되면 만조로 물도 차고 해가 지기 때문에 수색 작업을 서두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곳 바다는 조류가 쎄서 물에 빠지면 어디로 표류할 지 예측이 어렵다"면서 "예전에 풍도(경기 안산시 단원구 소재)에서 염소떼가 바다에 빠진 적이 있었는데, 20km나 떨어진 이곳 영흥도 북쪽편 해안가에서 염소 사체가 발견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래픽=뉴시스] |
[뉴스핌 Newspim] 김범준 기자 (nun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