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前 장관, 청와대 청원 이후 화제
빈 교실 60%, 유아 적은 농어촌에 집중
"교실로 활용해 학급당 인원수 줄여야"
[뉴스핌=황유미 기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19일 초등학교 유휴교실을 어린이집으로 활용하겠다는 정부 계획에 반대 입장을 다시 한 번 명확히 했다.
전교조는 이날 논평을 내고 "지금의 유아는 조만간 초등학생으로 성장해 중·고등학생이 될 것"이라며 "당장의 이해관계와 근시안적인 인식에서 벗어나 보육과 교육 전반을 통찰하면서 이 문제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자료사진 [뉴시스] |
초등학교 유휴교실을 어린이집으로 만들 수 있도록 한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은 지난해 11월 24일 국회 교육복지위원회에서 통과됐으나,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제동이 걸린 상태다.
이어 12월 12일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초등교실을 활용한 공공보육시설 확충' 내용을 담은 글을 올리면서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전교조는 "현재 사용하지 않는 교실은 언제든 유용한 학습공간으로 변화할 수 있는데다 일반 교실까지 더 확보돼야 한다"며 "'고등학교 이하 각급 학교 설립 운영 규정'을 개정해 학교 혁신과 미래형 교육에 적합한 학교 공간 구성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학급당 학생수'는 교육의 질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매우 중요한 지표"라며 "정부가 이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또는 그 이하 수준으로 낮추는 정책을 추진할 경우 일반교실 수는 대폭 증가한다"고 덧붙였다.
유휴교실을 어린이집으로 만들 것이 아니라 교실로 활용, 학급당 학생 수를 줄여 교육환경을 개선해야한다는 이야기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초등학교 유휴교실은 934개다. 하지만 60%가량이 어린이집 수요가 많은 대도시가 아닌, 중소도시나 농어촌에 위치한다. 또 어린이집을 설치하려면 보통 교실 3개가 필요한데 인구 80만명 이상 대도시에서 이런 요건을 충족하는 학교는 27개뿐이다.
전교조는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밝힌 대로 초등학교에는 어린이집이 아니라 병설유치원을 설립하는 게 우선 과제"라며 "교실이 오랫동안 빈 공간으로 남을 것으로 보이는 농산어촌 학교의 경우 해당 시도교육청 정책에 따라 어린이집 공간 양여를 제한적으로 시행할 수도 있지만 법을 개정하면서까지 전면 추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교육정책을 망가뜨리는 것은 한 순간이지만 복구하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정부는 '초등학교 가용 교실 어린이집 용도 변경' 추진을 중단하고, 현장 의견을 들어 학교 혁신과 미래형 교육에 대응하는 학교 공간 구성을 추진하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유미 기자 (hu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