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수지 344.7억불 적자…유커 급감·해외여행 증가
경상수지 흑자 784.6억달러…반도체 수출 호조
[뉴스핌=이수진 기자] 지난해 서비스수지가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반면 내국인의 해외여행은 사상 최대로 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세계 해운업 부진과 국내 해운업계 구조조정으로 운송수지 적자폭도 커지고, 건설수지 역시 저유가로 인해 흑자 폭이 줄었다. 다행히 경상수지는 20년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자료=한국은행> 2000년 이후 연간 상품수지, 서비스수지, 경상수지 |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17년 12월 국제수지(잠정)'를 보면 지난해 서비스수지는 344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서비스수지는 2015년 149억2000만달러, 2016년 177억4000만달러에 이어 3년 연속 역대 최대 적자 기록을 경신했다.
서비스수지 적자를 키운 것은 여행수지 부진이었다. 지난해 여행수지는 사상 최대 적자 폭인 171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전 최대 적자 규모인 2007년 158억4000억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정규일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로 중국인 여행객이 크게 줄어든 반면, 내국인 해외여행 확대로 해외출국자가 늘면서 여행수지가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중국의 한국행 단체관광 일부 허용 조치가 지난해 11월 말 이뤄졌기 때문에 중국인 입국자 수 감소율은 점진적으로 둔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중국인 입국자는 전년보다 48.3% 감소한 416만9000명이었다. 전체 입국자 수도 전년 대비 22.7% 줄어든 1333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지난해 해외출국자는 전년보다 18.4% 증가한 2649만6000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과거 서비스수지 흑자요인이었던 운송수지와 건설수지 부진도 적자 폭 확대에 영향을 줬다. 지난해 운송수지는 53억달러로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기존 최고치인 1996년(-15.8억달러)보다 적자 폭이 3배 이상 크다. 건설수지는 77억1000만달러로 흑자를 기록했으나, 전년(95.6억달러)에 비해 흑자 폭이 축소됐다.
정규일 국장은 “1997년부터 2015년까지 흑자를 기록했던 운송수지가 세계 해운업 부진과 국내 해운업계 구조조정으로 적자를 기록하면서 서비스수지 적자 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다른 서비스수지 주요 흑자 항목이었던 건설수지가 2014년 하반기 이후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흑자 폭이 줄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상품수지는 1198억9000만달러로 흑자를 기록했다. 2015년(1222.7억달러)에 이은 역대 두 번째로 큰 흑자 규모다. 세계 교역 회복과 반도체 시장 호조로 수출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수출은 5773억8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2.8% 늘어났다. 특히, 반도체 수출액은 1004억4000만달러로 전년보다 60.2% 증가했다.
수입도 에너지류(원유·석탄·가스·석유제품) 단가 상승과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요 증가로 전년보다 16.4% 증가한 4574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입이 증가세로 전환한 것은 2011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다.
상품과 서비스 등을 포함한 경상수지 흑자는 지난해 784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1998년 이후 20년 연속 흑자다. 한은 측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GDP 대비 경상수지 규모는 5% 내외가 될 것”이라며 “2015년 7.7%, 2016년 7%보다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자본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은 871억달러 증가했다. 대기업의 해외기업 지분 투자 규모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내국인의 해외 직접투자는 316억8000만달러로 이전 최고치인 2012년(306.3억달러) 기록을 뛰어넘었다. 외국인의 국내 직접투자도 170억5000만달러로 기존 최고치인 2005년(136.4억달러) 기록을 경신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 투자도 세계 금융시장 호조로 해외 주식 투자와 기관투자가를 중심으로 해외채권 투자가 늘면서 역대 규모인 755억4천만달러로 집계됐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 규모는 176억9000만달러였다.
[뉴스핌 Newspim] 이수진 기자 (sue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