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드론 자율비행 시험 성공,미래 운송시장 선점 야심
[뉴스핌=이동현기자] 지난 2월 광저우에서 승객을 태운 ‘플라잉 카’가 경쾌하게 창공을 가로질렀다. SF 영화에서나 보던 장면을 성공시킨 주인공은 바로 중국의 간판 드론업체 광저우이항즈넝(廣州億航智能).
이항즈넝은 지난 2016년 세계 최대 IT 박람회인 CES에서 유인 드론 ‘이항 184’를 선보이며 글로벌 업계 관계자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군사용 목적으로 개발돼 항공촬영, 배송, 농약살포 등 상업적 용도로 활용되고 있는 드론이 차세대 교통 수단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항은 선도적으로 증명해 보였다.
창업자이자 CEO인 후화즈(胡華智)는 지난 2014년 광저우에서 세상에서 가장 조종하기 쉬운 드론을 만들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내걸고 이항즈넝을 설립했다. 이항(億航)이라는 이름도 1억명의 승객을 실어 나르겠다는 이 업체 경영진의 포부를 담은 것. 이항즈넝은 창립 4년만에 획기적인 교통수단인 유인드론의 자율비행 시험에 성공하며 전세계가 주목하는 다크호스 업체로 부상했다.
◆ 차세대 운송 수단의 ‘퍼스트 무버’로 부상
‘2016년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인 CES에서 공개된 글로벌 최초의 유인드론 이항(億航) 184’
각 국의 최첨단 IT 기기들이 집합한 미래 기술의 향연인 CES에서 선보인 제품 중 단연 눈길을 끈 것은 중국의 유인드론 '이항 184'였다.
이 드론의 명칭 ‘이항 184’는 한 명의 승객 좌석, 8개의 프로펠러, 4개의 팔(축)을 장착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 유인 드론은 시속 100㎞로 23분을 비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로부터 2년 뒤인 2018년 2월 6일. 이항즈넝는 광저우에서 미래 여객운송수단인 ‘이항 184’의 시험 비행 과정을 정부 관계자들 및 기자가 모인 자리에서 공개했다.
이항즈넝의 CEO 후화즈(胡華智)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안전성을 가장 중시한다”며 “탑승한 승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보장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당일 시험비행 행사에서 CEO 후화즈를 비롯한 광저우시 부시장 등 정부 고위층 관계자들이 드론에 탑승해 안전에 대한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 같은 이항즈넝의 자신감은 오랜 시간 동안 연마한 기술력에서 비롯됐다. 이항즈넝(億航智能)은 지난 2016년부터 다양한 방법으로 플라잉카 시험비행을 실시해왔다. 수천 회에 걸쳐 300~400m 수직상승, 15km 비행을 지속적으로 시행해 왔다. 특히 다양한 악조건 속에서도 안전비행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개발에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항측은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2016년 ‘이항184 전용 지휘통제센터’를 구축,탑승객의 별도의 조작이 필요 없는 자율운항시스템을 선보였다. 이항의 관계자는 “승객이 비행 중 지상 센터의 관제요원들과 소통이 가능하다”면서 “ 하늘과 지상을 연계해 실시간으로 드론을 조정 및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율운항시스템은 이항이 독자 개발한 것으로 비행 중 이상이 발견될 경우 즉시 착륙할 수 있도록 설계 됐다. 또 유인 드론은 태풍 같은 악천후도 견딜 수 있을 만큼 안전성이 탁월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항의 관계자는 “주행 30분안에 광저우에서 포산(佛山)까지 거리인 40~50Km를 이동할 수 있다”면서 “ 운행 비용이 낮아 셔틀택시와 같은 대중교통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플라잉 카’는 모든 나라에서 주목 받는 미래 교통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각국 업체들도 앞다퉈 하늘을 나는 차세대 운송수단 개발에 시동을 걸고 있다. 에어버스, 우버, 릴리움 등 글로벌 굴지의 업체들도 잇달아 '플라잉 카' 제품을 선보였다.
이항이 광조우에서 '드론 쇼'를 선보였다 |
◆국제행사 지휘자에서 스타트업 경영자로
지난해 12월 1180개의 드론이 군무를 펼치며 광저우의 밤하늘을 수놓았다. 이 ‘드론 공연’의 주역은 이항즈넝이 원격 조정하는 드론 편대. 이 드론들은 현란한 색깔의 조명을 달고 복(福)자를 비롯한 다양한 문양을 관람객에게 선보였다.
이 드론 쇼는 이항의 핵심 기술인 원격조정 기술력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항즈넝을 이끄는 CEO인 후화즈(胡華智)는 올림픽과 같은 굵직한 국제행사의 관제시스템 솔루션을 개발해 ‘국제행사의 지휘자’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는 칭화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후 직장에서 GIS (geographic information system지리정보시스템)시스템 개발을 담당했다. 이때의 경험이 중국이 개최한 주요 국제행사의 관제시스템을 개발하는데 큰 도움이 된 것으로 전해진다.
그 후 그는 2000년대 초반 본격적으로 창업에 뛰어 들면서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10년 상하이 박람회,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등 국제행사의 주요 관제시스템 개발을 맡았다. 이 경험들이 이항즈넝의 드론 공연과 자율운행 드론의 핵심 기술인 원격 조정 기술력의 기반이 된 것.
이항이 시장에 처음 출시한 드론인 고스트(Ghost)도 이항의 원격 조정 기술력이 돋보이는 제품이다. 이 드론은 스마트폰 만으로도 손쉽게 원격 조정이 가능한 제품으로 ‘드론 입문자’들도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후화즈(胡華智)는 향후 계획에 대해 “기존 1인승 자율운행 드론을 2인승으로도 개발 중이다”라며 “향후 싱가포르, 유럽 등 해외에서도 주요 교통수단으로 유인 드론을 수출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이동현 기자(dongxu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