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새벽 베트남 다낭서 귀국..."어리석었다. 죄송"
'국적기 지위 박탈' 국민청원 잇따라...경찰, 내사 착수
[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광고대행사와 회의 도중 물컵을 집어 던진 조현민 대한항공 여객마케팅부 전무가 15일 새벽 급히 귀국했다. 경찰이 해당 사건에 대한 내사에 착수한데다 대한항공의 국적기 지위를 박탈해달라는 국민청원이 이어지는 등 여론이 심상치 않자 서둘러 귀국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조현민 전무.<사진=한진그룹> |
대한항공에 따르면, 조 전무는 전날 밤 11시13분 베트남 다낭에서 출발한 KE464편을 타고 이날 새벽 5시36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조 전무는 공항에서 기다리던 mbc 기자와 만나 관련 질문을 받고, "물을 뿌리진 않았고 밀치기만 했다"며 "제가 어리석었다. 죄송하다"고 사과를 전했다.
앞서 조 전무는 지난달 한 광고대행사와 대한항공의 영국 목적지 광고 관련 회의를 하던 도중, 대행사 팀장과 의견 충돌이 발생하자 감정이 격해져 소리를 지르고 물이 든 컵을 바닥으로 내던졌다. 이에 컵 안에 들어있던 물이 일부 직원들에게 튀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 사건이 지난 12일 외부에 알려져 논란이 일자 조 전무는 이날 자신의 개인 페이스북을 통해 "어리석고 경솔한 제 행동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그 어떠한 상황에서도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해 더 할 말이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회의에 참석했던 광고대행사 직원분들에게 개별적으로 사과를 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면서 "광고에 대한 애착이 사람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넘어서면 안됐는데 감정 관리를 못한 큰 잘못"이라고 사과했다.
그리고는 이날 회사에 연차를 내고 휴가를 떠났다. 조 전무는 개인 SNS에 진에어 기내에서 찍은 사진을 게재하고는 #휴가갑니다 #클민핸행복여행중 @2018goals 등의 해시태그를 달아 출국사실을 알렸다.
그러나 조 전무의 사과에도 여론은 점점 악화됐다.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대한항공 국적기 박탈해주세요(조씨 가문 악행 관련)' 등 이번 사건과 관련된 청원이 20여개 올라와있다. 12일 오후 올라온 첫 청원글에는 2870여명이 동의를 표했다.
경찰은 조 전무의 행동에 대한 비난 여론이 악화되자 내사에 착수, 정식입건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지난 13일 "해당 사건의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내사에 착수한다"며 "피해 사실 여부와 경위도 구체적으로 들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업무상 지위에 대한 갑질 행위에 대해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히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조 전무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는 만큼, 다각도로 수습방안을 논의하며 향후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기자회견이나 대국민 사과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uss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