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이후 첫 IR서도 미래전망 기대, 발주량 7조원 추정
현대로템, 국내시장 90% 점유·고속철도도 독자개발하며 유리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현대로템의 남북철도 기대감이 기업설명회(IR)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국내 철도 전동차 시장의 90%(금액 기준)를 차지하는 만큼, 남북경협이 본격화되면 큰 수혜를 입을 것이란 이야기가 나왔다.
4일 금융투자업계와 회사측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지난 3일 국내 주요기관 상대로 1분기 경영실적과 주요 경영현황 IR을 가졌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처음으로 가진 투자자들과 일대일 미팅형식을 진행된 투자상담행사에서 ‘남북철도’가 처음으로 화제에 올랐다.
현대로템 측은 “북미회담 성공을 전제로 철도부문에서 남북 프로젝트의 차량과 차량 시스템 신규 수주 가능성이 높기는 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북미회담이 남았고 남북경협초기라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행사에 참석한 모 애널리스트는 “정부와 코레일이 준비한 남북철도 프로젝트가 있어 남북철도 수주가 상당히 가까워졌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단계별 북한철도현대화와 국제물류사업의 선순환 구조 시나리오 <자료=코레일> |
남북철도 연결을 위한 북한 철도사업의 개발비도 거론됐는데 약 23조원으로 추산됐다. 이중 현대로템이 직접 참여하는 철도차량 발주량은 약 7조원으로, 매년 1조원씩 수주할 수 있는 규모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는 현대로템 2017년의 철도 신규 수주액 2577억원, 전체 매출액(철도, 중기, 플랜트) 2726억원의 각각 5배에 달하는 규모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철도시장이 포화인데다 지자체의 경우 중소업체 발주로 대기업은 수주하기 더욱 어렵다”면서 북한 철도를 신시장으로 반겼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남북철도로 새로 깔아야 하는 철길이 3471km에 달하고 서울-평양-신의주 사이 486km는 고속철도를 설치할 예정이다.
현대로템은 국내 철도 차량시장 점유율이 수주 금액 기준으로 90% 이상 차지하고 있어, 시장 지배적 위치다. 철도차량 사업은 차량을 납품하면 후행하는 교체부품 공급과 유지보수 등이 뒤따르기 때문에 시장 지배자의 입지가 공고하다.
수서발고속철도(SRT) 모습 <사진=현대로템> |
현대로템은 특히 한국형 고속전철인 G7을 시작해 300km/h급 KTX-산천을 독자 기술로 개발, 성공적으로 상업 운행하고 있는 국내에서는 독보적인 존재다. 독자기술을 바탕으로 고속전철을 제작한 것은 일본, 프랑스, 독일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다.
황여연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남북경협 성사 시 연간 1조원 추가 수주를 가정하면 현대로템의 기업가치 상승 효과는 7080억원, 당기순이익은 400억원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했다. 현대로템의 4일 현재 시가총액은 2조6000억원 수준이다.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