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보분석업체 '레코디드퓨처' 보고서
"수출된 컴퓨터·전자기기 48만달러 규모"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북한의 해외 사이버 공격에 미국산 컴퓨터와 핵심기술이 사용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7일 정보분석업체인 레코디드퓨처의 '북한은 인터넷 작전 부문에서 미국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인용, 이 같이 주장했다.
미 국가안보국(NSA) 출신 프리실라 모리우치 레코디드퓨처 선임연구원 등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2년부터 2017년 사이 미국에서 북한으로 수출된 컴퓨터와 전자기기는 48만달러(한화 약 5억원)에 달했다.
특히 2014년 한해에만 21만6000달러(한화 약 2억3000만원)를 기록해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이다. 컴퓨터 1대 가격을 500달러로 추산하면 2014년에만 350대 이상의 컴퓨터가 북한에 수출됐다는 집계가 나온다.
레코디드퓨처는 보고서에서 “미국의 기술들이 불안정을 초래하고 파괴적인 북한의 사이버 공작을 가능하게 했다”며 “국제사회의 제재를 회피하는 것 역시 도왔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사이버 공격에 미국산 컴퓨터와 관련 기술이 사용됐다는 분석이 나왔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보고서는 특히 “북한은 최근 테러지원국으로 다시 지정됐고, 이에 따른 제재 조치를 받고 있지만 기술 수출을 막는 데에는 영향이 미미하다”면서 “현재 대북 제재는 미국의 원조와 국방 관련 물품, 그리고 이중용도 품목에 집중돼 있어 컴퓨터나 관련 기술들의 수출을 규제할 방안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현재 미국의 수출 통제법과 제재의 한계를 지적한 것이다.
모리우치 선임연구원은 “지난 한 해 동안 북한 지도부의 컴퓨터 사용 현황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을 발견했다”며 “북한으로 수출된 품목들은 컴퓨터를 포함해 관련 기기들인 프린트와 모니터, 저장기기 등이 포함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수치는 합법적으로 북한에 수출된 제품만 해당된다”며 “우리가 북한에서 사용되는 것으로 확인한 컴퓨터와 관련 기기들은 훨씬 더 많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은 2014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암살을 다룬 영화 ‘인터뷰’를 제작한 소니 픽쳐스 영화사를 해킹했다. 또한 2016년에는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계좌에서 8100만달러(한화 약 900억원)을 빼내가기도 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2013년 KBS·MBC·YTN 및 농협·신한응행 등 방송·금융전산망 해킹, 같은해 청와대·국무조정실 청와대 홈페이지 사이버 공격 시도, 2016년 '청와대 국가안보실' 등 정부기관 사칭 이메일 발송 등의 사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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