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도 스포츠 즐길 수 있다”… ‘파쿠르’로 고정관념 타파
[카이로 로이터=뉴스핌] 신유리 인턴기자 = 이집트 여성들이 스포츠를 통해 여성에 대한 보수적인 성 관념을 타파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카이로 근교의 한 공원에 모인 이집트 여성들은 도심 구조물을 뛰어오르고 내리는 스포츠 파쿠르를 즐기며 사회의 고정관념에 맞섰다.
이집트 여성들이 여성에 대한 사회적 관습을 타파하기 위해 신체 단련 스포츠인 '파쿠르' 훈련에 임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파쿠르는 건물 주변과 지형에서의 달리기와 등산, 점핑 등을 포함하는 격렬한 신체 단련 스포츠다. 1980년대 프랑스에서 처음 생겨난 이 운동은 ‘움직임의 예술(Art du Deplacement)’이란 명칭으로 불리다 나중에 프랑스어 ‘파쿠르(투사(鬪士)를 위한 코스)’로 불리게 됐다.
공원에 모인 여성들은 지난 6개월 간 매주 훈련에 임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최종 목표는 이집트 최초의 전문 파쿠르 팀을 구성하는 것이다.
이들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열린 훈련에서는 총 10명이 참여했고 현재 상체에 힘을 기르는 것과 주변 상황을 다루는 데 훈련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여성들이 공원에 모여 훈련 준비를 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몇몇 관중들은 신기하다는 듯 사진이나 영상을 찍기도 한다. 하지만 여성들은 “남성만 할 수 있는 스포츠는 없다”며 “방해받지 않고 계속 훈련에 임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선수 중 한 명인 자이네브 헬랄은 “사람들이 (여성이 격렬한 스포츠를 한다는 것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집트인들은 여성이 홀로 거리에서 스포츠를 한다는 생각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집트에서 여성이 거리에서 이러한 운동을 한다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니다. 여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낮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톰슨로이터재단이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이집트 수도 카이로는 ‘여성에게 가장 위험한 도시’로 지목됐다. 반면 영국 런던은 가장 안전한 도시로 꼽혔다.
파쿠르를 즐기고 있는 여성들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훈련을 이끄는 모하베드 옴란 코치는 “점점 더 많은 여성들이 훈련에 임하고 있다. 이 운동이 퍼져감에 따라 더 많은 여성들이 스포츠를 즐기고 있는 것”이라며 “팀을 결성하는 것도 더 이상 비정상적인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집트에서 파쿠르는 그동안 남성들이 즐기는 스포츠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큰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고, 관련 규제기관도 부재한 상태다.
헬랄은 “팀이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더 많은 이들이 파쿠르를 배우기 위해서는 이 종목이 세상에 더욱 알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은 지난해 세계 최초로 파쿠르를 공식 스포츠로 인정했다.
[뉴스핌 Newspim] 신유리 인턴기자 (shinyoor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