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마이카’ 시대는 옛말이다.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내 차를 갖는 대신 차량 공유를 포함한 다른 교통 수단을 찾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10년 사이 운전 면허를 취득하는 청년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시장의 외형 축소를 의미하는 ‘피크 오토’가 이미 가시화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우버 [사진=로이터 뉴스핌] |
집에서 사무실까지 20분 거리를 아우디 A4로 출퇴근했던 베를린의 마틴 브뤼쉬는 자신의 ‘애마’를 주차장에 세워둔 지 오래다.
내 차를 소유하기 위해 드는 비용이 작지 않은 데다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이 상당수라는 것이 32세 직장인의 설명이다.
브뤼쉬와 같은 사례는 유럽과 미국에서 가파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서구 사회의 개인 승용차 판매가 정체된 뒤 감소세로 꺾이는 ‘피크 오토’가 전개되고 있다는 것이 자동차 업계의 진단이다.
17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독일의 25세 이하 청년 가운데 운전 면허를 소지한 이들의 수가 10년 사이 28% 급감했다. 유럽 선진국과 미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컨설팅 업체 버릴스 스트리티지 어드바이저스에 따르면 2030년까지 미국의 자동차 판매 규모가 12% 감소, 1510만대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우버를 필두로 한 차량 공유 서비스 업계가 급성장한 데 따른 것으로, 자동차 메이저들이 생존 전략을 찾지 못할 경우 5년 이내에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럭셔리 자동차 메르세데스 벤츠를 제조하는 독일 다임러가 우버와 흡사한 형태의 차량 공유 업체인 클레버셔틀의 지분을 매입한 것은 이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독일의 5개 대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클레버셔틀의 이용자는 지난 1월 이후 두 배 급증, 65만명에 달했다.
차량 공유 서비스 시장은 장기간에 걸쳐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비용이 일반 택시의 절반에 불과한 데다 주유와 주차, 보험 등 각종 비용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어 이용자들이 무서운 기세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수요는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자동차 업계가 사실상 처음으로 경기 악화에 따른 일시적인 후퇴가 아니라 시장 전반에 걸친 구조적인 하강 기류를 맞은 셈이다.
주요 업체들은 차량 공유 서비스 시장의 진입과 알파벳을 포함한 IT 업체와 자율주행 시스템 공동 개발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서비스로 창출하는 수입으로는 차량 판매 감소에 따른 공백을 온전하게 채울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다임러와 BMW, 폭스바겐 등 메이저들이 관련 업계에 수백만 유로에 달하는 투자를 단행했지만 손익분기점에 이르지 못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차량 유지 비용과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포함한 각종 관리비도 기존의 자동차 업체에 작지 않은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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