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중국에 무역협상 재개를 제안한 직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또다시 ‘트윗질’로 찬 물을 끼얹었다.
므누신 장관 등 미국 고위관리들이 최근 류허(劉鶴) 부총리 등 중국의 협상파트너에게 초대장을 보냈고 중국 정부가 환영 입장을 표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 무섭게, 트럼프 대통령은 “압박을 받는 쪽은 우리가 아니라 중국”이라는 트윗을 날렸다.
그는 “우리 시장은 급등하고 있고 그들의 시장은 무너지고 있다. 우리는 곧 수십억의 관세를 거두고 국내에서 제품을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가 이처럼 대중 협상대표의 신뢰를 공개적으로 무너뜨린 것은 처음이 아니다. 무역 대표단이 중국과 무역협상에서 성과를 거둘 때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나서서 이를 뒤엎었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마라라고 회동 이후 윌버 로스 상무장관이 미중 불균형 100일 계획에 따라 미중 무역관계의 토대를 마련하는 데 성과를 거뒀지만, 로스 장관이 이뤄낸 합의 내용을 트럼프 대통령이 매번 거부했다.
지난 5월에는 므누신 장관이 무역전쟁이 중단됐다고 선포했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류허 부총리와 회담한 지 며칠 만에 공개적으로 입장을 180도 바꿨다.
이에 따라 로스와 므누신 장관은 중국의 신뢰를 잃었고 믿을 수 없는 협상 상대가 돼 버렸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넬대 무역정책학과 교수는 블룸버그 통신에 “중국은 므누신 장관과 합의한 내용이 지켜질지 불안해 한다. 므누신 장관은 이성적인 상대지만 아무 힘이 없는 사람으로 간주되고 있다”고 전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중국 측은 미 행정부과의 이러한 소통 혼란에 점차 짜증스런 기색이 역력하며, 관료들은 미국과의 신냉전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미국에서도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나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 등 대중 강경파는 관세가 주요2개국(G2)의 장기적 탈동조화를 유도하는 하나의 수단일 뿐이라며 냉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측에서는 미국과의 무역 갈등을 종식하려면 이들 대중 강경파와 직접 맞장을 떠야 한다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하지만 이들 대중 강경파는 중국과의 갈등을 단순히 무역전쟁으로 보지 않고 존재 자체를 놓고 벌이는 싸움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중국에게 매우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변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중국은 이러한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거의 없다. G2 간 무역전쟁이 장기화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중국과 미국 국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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