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익 줄자 상반기 ROE 9%대에서 3분기 7%로 뚝
해외비중 30%지만 성과는 아직..미래대우 "수익성 개선중"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미래에셋대우가 자기자본이익률(ROE) 하락에 고민중이다. 2020년까지 ROE 10%를 넘기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최근 수치가 줄어들고 있어서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미래에셋대우의 ROE는 전분기(7.6%) 대비 1.3%포인트 낮은 6.3% 정도에 그칠 전망이다. 작년 4분기 5.3%로 주춤하다 올해 들어 1~2분기 각각 10.3%, 7.6%에서 다시 내려앉았다.
미래에셋대우 ROE가 줄어든 건 순이익이 줄었기 때문이다. 자기자본은 8조원대로 큰 변동이 없지만 순이익은 올해 1분기 2007억원에서 2분기 1571억원, 3분기에는 1200억원 정도 예상된다.
제조업체와 달리 금융업계에선 ROE가 기업 경쟁력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로 활용된다. ROE는 자기자본 대비 순이익 비율로 기업이 투자한 자본으로 이익을 얼마나 만드는지를 나타내는 이익창출 능력이다. 증권사의 경우 전통적 수익원인 주식 위탁매매(브로커리지) 비중을 줄이고 있다는 점에서 ROE의 가치가 더 높아지는 추세다.
경쟁사와 비교해도 수익창출 능력에서 격차가 벌어진다. 한국투자증권을 주력 계열사로 둔 한국금융지주는 3분기 ROE가 12.16%. NH투자증권은 9% 수준이다. 업계 평균이 10% 안팎이란 것과 비교해도 낮은 편이다.
ROE 개선에 고전하는 이유는 해외 사업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수익성이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상반기 해외법인에서 4970만달러(약 560억원)의 이익을 거뒀다. 국내 증권사가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의 75%를 차지한다. 하지만 해외 현지법인 자기자본은 2조3000억원으로 이익률로 따지면 2.4%에 불과하다. 전체 자기자본의 30% 정도가 해외에 투입됐지만 수익성이 낮다보니 ROE를 높이는 데 한계에 부딪힌다. 미래에셋대우는 해외 10개국에 14개 거점(현지법인 11개, 사무소 3개)을 보유, 운영하고 있다.
수익성 개선이 늦어지자 올해 내심 기대하던 영업이익 ‘1조원 클럽’도 사실상 물건너간 상태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영업이익이 4276억원을 기록, 작년(6278억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방하며 하반기 실적에 따라 1조원도 가능하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해외사업 성장률 지체와 국내 증시 불안 등으로 3~4분기 각각 영업이익은 2000억원을 밑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대우가 자기자본의 30% 정도를 해외에 투입했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의 성과가 기업 가치를 개선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합병 이후 비대해진 조직구조를 개선해 효율성이 높이는 체질 개선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해외 비지니스를 본격적으로 진행하는 단계로 올해 1분기 런던, 인도를 비롯한 해외법인에 8000억 규모의 증자가 이뤄졌다"며 "2028년까지 11개 현지법인의 경쟁력 있는 로컬비즈니스와 성과를 바탕으로 글로벌부문 자기자본 10조, ROE 10%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