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신용시장에 적신호가 켜졌다.
정크본드는 물론이고 투자등급 회사채까지 스프레드와 신용부도스왑(CDS)이 가파르게 치솟은 것. 금리 상승과 주요국의 성장 하강 기류가 맞물리면서 신용시장에 한파를 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GE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시장 전문가들은 채권시장의 상황을 근간으로 볼 때 주식시장의 하락 압박이 단시일 안에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월가의 채권 트레이더들이 시선을 집중한 곳은 제너럴 일렉트릭(GE)의 최근 스프레드 및 CDS 상승이다.
14일(현지시각) 마켓액세스에 따르면 GE의 디폴트 리스크를 헤지하기 위한 비용은 1000만달러 당 19만9000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최근 2개월 사이 세 배 뛴 수치다.
이와 별도로 GE캐피탈의 2020년 1월 만기 회사채 수익률은 지난 8월 3.3%에서 최근 4.6%까지 뛰었다.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높아진 가운데 2035년 만기 GE 회사채 가격은 액면가 1달러 당 82센트까지 떨어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신용등급 BBB+로 투자등급에 해당하는 GE의 회사채가 정크본드와 흡사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신용시장 전반의 리스크를 드러내는 단면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바클레이즈에 따르면 투자등급 회사채의 스프레드가 109bp까지 상승한 한편 미 회사채 시장은 연초 이후 3.5%의 손실을 기록해 연간 기준으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성적을 거둘 전망이다.
또 세인트 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의 집계에 따르면 국채 대비 정크본드의 스프레드를 반영하는 ICE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 US 하이일드 마스터 II 옵션 연계 스프레드가 3.8% 선을 뚫고 올랐다. 지난달 초 3.1% 선에서 움직였던 스프레드가 가파르게 뛴 것.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GDP 대비 미국 회사채 비율은 72%로 2008년 초 이후 최고치에 이른 상황이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과 함께 트럼프 행정부의 국채 발행이 늘어나면서 채권시장의 상황은 내년 더욱 악화될 것으로 월가는 내다보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 경고의 목소리가 꼬리를 물고 있다. 구겐하임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스콧 마이너드 최고투자책임자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투자등급 신용시장이 무너지기 시작했다"며 “신용시장의 과열에 따른 결과”라고 주장했다.
애비뉴 캐피탈의 마크 라스리 전략가와 오크트리 캐피탈의 호워드 마크 이코노미스트 역시 신용시장 리스크를 경고하고 있다.
리걸 앤 제너럴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아메리카의 제이슨 슈프 글로벌 신용 전략 헤드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금리 상승과 양적긴축(QT), 기업 이익 둔화와 BBB 등급을 중심으로 투자등급 회사채의 강등 리스크까지 신용시장의 악재가 상당수에 이른다”며 “내년 하반기까지 상황은 악화일로로 치달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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