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로 신뢰도 급격히 하락…일본차 수요는 혼다‧토요타 집중
[성남(경기)=뉴스핌] 전민준 기자=15일 오전 10시 경기도 성남시 소재 한국닛산 대리점. 이 전시장은 한국닛산 전시장 가운데서도 큰 편에 속하지만 전시차량은 단 3대에 불과했다.
오전 10시 15분이 돼서야 대리점 직원이 내려와 전시차량이 적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배기가스 조작 문제로 본사에서 디젤차 판매를 중단하면서 팔 수 있는 모델이 확 줄었다”며 “그러다 보니 손님도 자연스럽게 감소한 실정이다”고 말했다.
연비조작 혐의로 검찰 수사, 디젤 라인업 판매 중단 등으로 한국닛산 영업조직은 도처에서 와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리점에는 손님이 뚝 끊겼다.
실제 한국닛산의 올해 9월까지 판매량은 디젤 모델 단종 등에 따른 후폭풍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3% 감소한 3900대에 그쳤다. 한국닛산의 판매 모델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세단 알티마, 맥시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쥬크, 무라노, 캐시카이 등이 있었지만 지금은 알티마, 맥시마, 패스파인더 등 3개뿐이다.
한국닛산 전시장.[사진=전민준 기자] |
그마저도 지난 2017년 식 모델로, 아직 신형 모델 투입계획조차 수립하지 못한 상태다.
일본 닛산 본사는 한국의 까다로운 연비 규정을 맞추기 어렵다고 판단, 디젤 모델을 더 이상 팔지 않기로 최근 결정했다. 검찰 수사에 따른 영향도 있다.
이날 오전 기자가 찾은 경기도 성남시, 용인시 일대 한국닛산 대리점들에선 손님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전시장 입구엔 여전히 ‘2017년 형 알티마 출시’라는 현수막이 걸려있었고, 파격 서비스를 약속하는 문구들이 붙어있었다. 그러나 지나가는 사람들을 끌기엔 역부족으로 보였다.
구매 계약 취소도 많다. 한국닛산 판매 영업직원들이 이용하는 인터넷 게시판에는 ‘패스파인더 미국 리콜’에 대한 글이 최근 이어지고 있다.
회원 수가 8만 명에 달하는 한국닛산 인터넷 카페에서는 “미국에서 패스파인더 리콜 됐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사후관리 계획이 없어, 계약 취소를 고민하는 중이다”는 글이 많다. 여기엔 '지금 상황에서는 취소하는 게 현명한 것'이라는 댓글이 대부분이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닛산의 영업사원은 한때 600여명에 달했다. 하지만, 한국닛산 전시장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11월 기준 520명까지 줄었다.
한국닛산 관계자는 “대리점들에게 뭔가 지원해 줄 수 있는 게 없어 본사 입장에서도 송구하다”며 “무라노와 엑스트레일 등 라인업을 강화해 내년에는 실적 회복에 힘 쓸 것이다”고 말했다.
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