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살만 삼촌' 압둘아지즈 왕자 왕위 계승 가능성 논의"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이 국제적 논란을 일으킨 가운데 사우디 왕가 일부 인사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왕위 계승에 반대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사우디 궁정과 가까운 세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 사우드가(家)에서 영향력 있는 세력의 왕자와 사촌 10여명은 왕위 계승 서열의 변화를 보고 싶어하고 있으며, 다만 빈 살만 왕세자의 아버지인 살만 국왕(82)이 살아있는 한 행동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또 이들은 살만 국왕이 그가 좋아하는 빈 살만 왕세자로부터 등을 돌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들은 살만 국왕의 사망 이후 살만 국왕의 친 남동생이자 빈 살만 왕세자의 삼촌인 아흐메드 빈 압둘아지즈 왕자(76)의 왕위 계승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 가운데 한 명은 살만 국왕의 유일한 친형제인 압둘아지즈 왕자는 가족 구성원과 안보 기관, 일부 서방 강대국의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압둘아지즈 왕자는 해외로 나간 지 두 달 반만인 지난 10월 사우디 수도 리야드로 돌아왔다. 그는 해외 방문 기간 사우디의 리더십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고 통신은 전했다.
압둘아지즈 왕자는 2017년 빈 살만이 왕세자가 되는 것을 반대했던 당시 충성위원회(Allegiance Council) 3명의 위원 중 한 명이었다고 복수의 소식통은 말했다. 30명이 넘는 고위 왕가 인사로 구성된 충성위원회는 차기 왕권 계승자를 뽑는 역할을 한다.
사우드가는 수백명의 왕자로 구성돼 있다. 전형적인 유럽 군주제와 달리 장남이 아버지로부터 자리를 이어받는 자동승계 제도는 없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고위 미국 관리들은 최근 수주간 사우디 고문들에게 압둘아지즈 왕자를 잠재적인 후계자로 지지하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사우디 소식통들은 아흐메드 왕자가 빈살만 왕세자가 시행한 사회·경제적 개혁들을 바꾸거나 뒤집지는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어 기존의 군수품 조달 계약도 준수하며 가족의 통합을 회복시킬 것이라고 자신했다.
카슈끄지 살해를 빈 살만 왕세자가 직접 지시했다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평가가 나온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백악관은 이같은 CIA의 평가와 연방의원들의 압박에도 빈 살만 왕세자로부터 거리를 두는 데 서두르지 않고 있다고 한 미국 고위 관리는 말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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