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구리와 니켈, 아연 등 금속 상품이 일제히 가파른 상승 랠리를 연출해 주목된다.
지난해 전면적인 무역 전쟁을 벌이며 경기 침체 리스크를 고조시켰던 미국과 중국이 협상 합의점 마련에 무게를 두고 있는 데다 일부 금속 상품의 재고 물량 감소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철강 생산 현장 <사진=블룸버그> |
25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연초 이후 구리 가격이 12% 급등하며 지난해 7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고, 니켈과 아연 역시 같은 기간 각각 22%와 10%에 달하는 랠리를 연출했다.
기초 금속 소재는 스마트폰부터 자동차까지 전반적인 제조업계와 건설업계 등 주요 산업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며, 이 때문에 투자자들 사이에 금속의 수요 및 가격 추이는 경제 펀더멘털을 판단하는 바로미터로 통한다.
중국과 유로존을 중심으로 실물경기의 적신호가 뚜렷한 가운데 금속 상품의 강세 흐름은 뜻밖이라는 반응이다.
무엇보다 이른바 G2(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진전이 배경으로 꼽힌다. 관세 전면전을 벌였던 양국은 지난 12월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아르헨티나에서 무역 휴전 및 90일간의 협상에 합의한 이후 주요 쟁점에 대한 이견을 좁히고 경제 냉전 리스크를 봉합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최근까지도 트럼프 대통령은 내달 2일 자정으로 예정된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 관세 인상 시한을 연장할 뜻을 밝힌 한편 협상 타결에 매우 근접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통상 시스템 개혁을 놓고 양측의 팽팽한 힘겨루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일촉즉발의 상황이 해소될 경우 경기 하강 폭이 제한될 것이라는 기대다.
이와 함께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 기조 변화도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희석시킨 한편 금속 상품 가격을 끌어올린 요인으로 지목됐다.
연준의 과도한 긴축 사이클이 지구촌 경제를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는 비판이 12월 제롬 파월 의장의 비둘기파 행보 이후 가라앉은 상황이다.
이 밖에 금속 상품의 재고 물량 감소도 가격 상승과 무관하지 않다. 블룸버그와 캐피탈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글로벌 금속거래소의 구리 재고가 올들어 25% 줄어들었고, 아연(29%)과 납(45%), 니켈(48%)의 재고 물량 역시 대폭 감소했다.
제프리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경기 부양책이 금속 상품의 수요를 확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위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에 나섰던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는 등 경기 부양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씨티그룹은 보고서에서 수급 측면의 상승 모멘텀을 지닌 구리를 포함해 금속 상품의 오름세가 지속될 가능성을 점쳤다.
다만, WSJ은 런던과 상하이, 시카고 금속거래소를 제외한 원자재 재고 물량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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