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미래신사업 전략 이끈 전략기획통 평가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 내정 반년만에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이에 롯데카드 인수 등 한화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사업 확대에 본격적인 힘이 실릴 전망이다.
여승주 한화생명 각자 대표이사. [사진=한화] |
한화생명은 25일 오전 정기 주주총회 이후 열린 이사회에서 여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로써 한화생명은 차남규 부회장과 여승주 사장 각자 대표이사 체제가 됐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차남규 부회장과 여승주 사장 간 업무분장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차남규 부회장, 김연배 전 부회장 체제에 이어 3년 만에 각자 대표이사 체제가 부활한 것이다.
1960년생인 여 사장은 1985년 한화에 입사한 뒤, 한화생명 재정팀장과 전략기회실장,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경영전략팀장, 한화투자증권 대표, 한화생명 전략기획담당 등을 차례로 역임했다. 그룹 내 대표적인 금융전문가이자 M&A, 미래신사업 전략을 이끈 경험이 있는 전략기획통으로 평가된다.
특히 지난해 10월에는 한화그룹 화학·방산 부문 통합 대표로 내정된 옥경석 사장과 함께 한화생명 각자 대표로 내정돼 화제를 모았다.
한화그룹은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가 주력사업인 화학·방산·태양광을,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전무가 금융사업을 맡을 것이라는 얘기가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상황. 업계에선 여 사장이 한화생명으로 이동하는 것을 두고 금융사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선택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이후 한화그룹은 지난해 12월 롯데카드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한화그룹은 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 한화투자증권 등 금융계열사가 있지만 카드사가 없다. 유통 계열사인 한화갤러리아를 통해 빅데이터 활용, 마케팅 제휴를 맺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동시에 금융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
한화그룹은 하나금융,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롯데카드 적격예비인수자로 선정됐으며,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중이다. 롯데카드 본입찰은 4월 중순 진행된다. 한화그룹은 한화생명 내 여 사장을 팀장으로 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 롯데카드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아울러 지난달에는 한화투자증권이 한화자산운용을 상대로 10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 한화그룹 금융계열사 지배구조가 '한화생명→한화자산운용→한화투자증권'으로 일원화됐다. 한화생명 아래로 금융계열사가 모이면서, 결과적으로 한화생명에 힘이 실린 것이다.
한편 이날 오전 한화생명 정기 주주총회는 오전 9시에 시작해 30분도 안돼 끝났다. 재무제표 승인, 전자등록제 도입에 따른 정관 일부 변경, 사내이사 선임(여승주),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김경한·황영기), 이사보수한도 등 모든 안건은 불과 10분만에 이변없이 통과됐다.
차남규 부회장은 "수익성에 기반한 가치중심 영업, 자산운용 고도화 등 견실한 손익구조 확보 노력과 함께 글로벌 사업 지속확장, 핀테크·빅데이터 기반의 미래사업역량 구축에 전력을 다하겠다"며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젊고 강한 일류 한화생명으로 도약해나가겠다"고 밝혔다.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