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팹(C2F) 준공... 미세공정 전환에 필요한 생산공간 확보
"추가 클린룸 공사 및 장비입고 시기는 시장 상황 고려할 것"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SK하이닉스가 중국 우시에 있는 공장을 2배 규모로 늘렸다. 기존 공장이 노후되고 공정의 미세화로 추가 공간이 필요해지자 9500억원을 들여 새로 지었다.
이번 신공장으로 업계에선 생산량 확대 여부에 촉각을 기울였으나 SK하이닉스는 당장 추가 생산 계획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당분간은 미세공정 전환을 통한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석희 SK하이닉스 CEO가 4월 18일 중국 우시에서 열린 SK하이닉스 중국 우시 확장팹(C2F) 준공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사진=SK하이닉스] |
18일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에서 확장팹(C2F) 준공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C2F는 건축면적 5만8000㎡(1만7500평, 길이 316m, 폭 180m, 높이 51m)의 단층 팹으로 기존 C2 공장과 비슷한 규모다. SK하이닉스는 C2F의 일부 클린룸 공사를 완료했으며 장비를 입고, 본격적인 D램 생산을 시작한다.
강영수 SK하이닉스 우시FAB담당 전무는 "C2F 준공을 통해 우시 팹의 중장기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며 "C2F는 기존 C2 공장과 ‘원 팹(One FAB)’으로 운영 함으로써 우시 팹의 생산∙운영 효율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C2F는 2006년 준공한 기존 C2 공장의 노후화에 대응하기 위해 지은 공장이다. D램을 미세화 하면서 공정수가 늘고 장비 대형화로 공간이 부족해지자 2016년 말 공장 확장을 결정했다.
C2는 SK하이닉스의 첫 300mm 팹(FAB)으로 현재 SK하이닉스 성장에 큰 역할을 담당해 왔다. SK하이닉스 전체 생산량의 40%를 차지할 정도다.
SK하이닉스는 2017년 6월부터 총 9500억원을 투입해 추가로 반도체 생산공간을 확보했다. 당시 SK하이닉스는 우시 팹이 완공되면 생산 능력이 기존 대비 2배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SK하이닉스 DRAM 라인 현황 및 전망. [자료=이베스트투자증권] |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D램 시장이 불황기에 접어들면서 SK하이닉스는 우시 공장의 생산 수준을 기존과 비슷한 규모로 유지하기로 했다. 공장을 지을 때만 해도 슈퍼사이클로 인해 D램 수요가 성장세였지만 상황이 반전되면서 당분간은 생산 증가보다 효율성을 높이는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신규 팹을 통해 올해 D램 월 34만장 수준의 웨이퍼 생산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우시 팹에서는 월 12만장 규모의 웨이퍼를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신규 팹에서는 주로 생산하는 20나노(2y~2z)를 10나노대로 전환하는데 활용할 것"이라며 "당분간은 추가 생산보다는 미세공정 전환을 통한 생산 효율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이번 증설로 중국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점차 높여나갈 수 있을 수 있을 전망이다. 중국은 SK하이닉스의 최대 수요처 중 하나로 전체 매출의 39%(지난해 기준)를 차지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갈등 완화 기대에 따른 중국 모바일 업체들의 하반기 신제품 출시에 대비해 신규 모바일 반도체 주문이 재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시장 회복이 기대되는 만큼 추가 추가 클린룸 공사 및 장비입고 시기는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에서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올해에는 메모리 반도체 기술의 핵심 경쟁력인 미세화와 수율 속도 향상을 통해 원가를 절감하는데 집중할 것"이라며 "하반기부터는 수급 균형이 맞아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고객사로부터 들어오는 수요와 회사 재고 등을 바탕으로 수급 정확성을 맞춰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를 비롯해 리샤오민 우시시 서기, 궈위엔창 강소성 부성장, 최영삼 상하이 총영사, 고객 및 협력사 대표 등 약 500여명이 참석했다.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