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안락한 생활방식을 파괴할 수 있다는 두려움에 중국 중산층이 동요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고학력 중산층이 자동차 등 지출을 보류하고, 자산을 해외로 도피시키고, 금뿐 아니라 엔·미달러·호주달러 등을 사재기하고 있다고 SCMP가 전했다.
미국의 관세공격 여파에 식품을 중심으로 한 인플레이션 급등, 겁에 질린 소비자들의 지출 감소까지 겹쳐 중국 경제성장세가 한층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 소비자가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하이퍼마켓의 정육코너에서 돼지고기를 살피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중국 중산층은 과거 수십 년 간 고속성장의 가장 큰 수혜자들로 경제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을 당연시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급등, 일자리 감소, 위안화 하락 등 미국과의 무역전쟁 여파가 현실로 다가오자 자신들의 삶이 어떤 영향을 받을지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과 주식 가치가 급락하거나, 미국이 문을 닫으면 자녀를 미국에 유학 보내려는 계획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정부가 나서서 ‘대장정이 시작됐다’며 앞으로 오랜 고난의 길을 예고하자, 중산층의 공포가 더욱 깊어졌다.
지난 4월 중국 식료품 가격은 6.1% 급등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14.4% 급등했고 과일 가격도 크게 오른 탓이다.
또한 미국의 관세 공격으로 소니, 시스코, 오라클 등 다국적 기업들이 속속 중국을 떠나면서 실업률도 급등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신뢰할 수 없다는 평가를 받는 중국 정부의 공식 실업률은 별다른 변동이 없지만, 최근 정부는 실업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는 실업 문제가 표면상으로 드러난 것보다 심각하다는 의미다.
이에 중국 중산층은 엔·미달러·호주달러 등을 사들이고, 심지어 홍콩 은행에서 금괴를 매입한 후 이를 은행 금고에 맡겨두기도 한다고 SCMP는 보도했다.
g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