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이란 측에서 이란 핵협정(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이 지켜지지 않으면 북한의 전철을 밟아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하겠다는 경고가 나왔다. 이란이 미국과 유럽을 상대로 벼랑 끝 전술로 나서는 양상이다.
호르무즈해협 부근 오만해에서 공격을 당한 유조선에서 검은 연기가 솟아 오르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 이란 관료가 “이란이 순진하다며 북한으로부터 교훈을 배우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가 대화와 협상에 나섰으나 결국 전과 같이 제재가 복귀됐을 뿐이라며 우리가 순진했다고 조언했다”고 말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관료는 유럽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해 미국처럼 경제제재를 복원하면, 이란도 북한처럼 즉각 NPT를 탈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28일 개최될 이란 핵협정 당사국 회의를 하루 앞두고 나온 것이며 NPT 탈퇴를 처음으로 협박한 것이라 더욱 주목된다.
이는 프랑스·영국·독일·러시아·중국 등 미국을 제외한 당사국이 핵협정을 지키기 위해 조속히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벼랑 끝으로 몰고 가겠다는 경고로 풀이된다. 이란이 NPT를 탈퇴하면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국제 감시가 종료돼 즉각적인 국제적 대응이 예상된다.
유럽은 이란에 핵협정을 위반하지 말라고 경고하며 이란이 핵협정을 준수함에 따라 누릴 수 있는 경제적 혜택을 유지할 방법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란은 미국의 제재 수위가 높아짐에 따라 핵협정을 고의적으로 일부 위반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외교가에서 이란이 이번 주말에 저농축 우라늄 상한규모를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27일 트위터를 통해 “제재는 전쟁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 자체”라며 미국의 제재를 비난했다.
다만 이란의 NPT 탈퇴 협박은 아직까지는 협상용 으름장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란 관료는 "NPT 탈퇴가 즉각 발효되지는 않는다. 탈퇴 통지를 했더라도 외교적 해결을 위한 시간이 몇 개월 정도는 남아 있다“고 말했다.
브라이언 훅 미 국무부 이란특별대표는 이란 측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이란의 갈취”라며 “이란은 외교적 해결의 기회를 수도 없이 거부했다”고 말했다.
한편 훅 대표는 28일부터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되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국과 이란 간 분쟁을 조정하려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노력이 큰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며,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이번 달 이란을 방문해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을 봉합하려 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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